조금은 행복했냐고 묻고 싶은 날이 있어
〈조금은 행복했냐고 묻고 싶은 날이 있어〉
문득 그런 날이 있어.
아무 이유 없이
너에게 묻고 싶은 날.
“사랑아,
조금은 행복했어?”
사실은
내가 나에게 묻는 거야.
너를 제대로 안아줬는지,
너의 외로움을 지나치지 않았는지,
그토록 좋아하던 산책을 미루던 나..
시간이 흐를수록
후회는 자라나고
그 속에서
그래도 물음이 떠올라.
“그래도 조금은 행복했어?”
나보다 한참 작은 몸으로
내 무게까지 견디느라
힘들진 않았는지
무심한 오빠를 원망하느라
너는 속으로 울진 않았는지
사랑아,
말이 없는 너였기에
더 이런 생각을 하게 돼.
너의 꼬리,
너의 눈빛,
너의 숨결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조심스레 물어.
너에게 나는 어땠어?
너의 대답은 들을 수 없지만
나는 마음속 어딘가에서
너의 용서 하나를 느껴.
그리고 그게
오늘 하루를
조금은 덜 무너지게 만들어줘.
그게 너의 방식이었으니까.
끝까지 다 괜찮다고
나를 먼저 안아주던…
가슴에, 너라는 꽃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