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지 못한 장바구니
〈비우지 못한 장바구니〉
장바구니 속
너의 간식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있어.
소고기, 연어, 북어 트릿,
육포, 맛밤까지.
어떨 땐
돈이 없어서
어떨 땐
아직 남은 간식이 많아서,
어떨 땐
“이거, 좋아할까?” 망설이다가
결국은
“조만간 시켜야지.”
하면서
계속 담아두기만 했지.
그렇게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그리고 백일이
훌쩍 넘은 지금.
이제
쓸모없어진 장바구니인데
나는 아직
지우지 못하고 있어.
결제창을 열었다가
닫고.
너 없는 이곳에서
너만을 위한 무언가를
여전히 준비하고 싶어서.
비워야 할 줄 알면서도
차마 손을 떼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너를
남겨두고 있어.
그건 어쩌면
지워지지 않는
내 마음의 작은 방일지도 몰라.
사랑아
이 장바구니는
결제하지 않아도
오래오래
너로 가득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