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다 쓰는 날엔
〈편지를 다 쓰는 날엔〉
하루를 마칠 때마다
나는 너에게 편지를 써.
말로는 다 못 담는 마음을
종이 위에 조심스레 펼쳐놓고
매일 손톱이 저리도록,
네가 없는 오늘을 적어.
어느새 쌓여가는 편지들,
함께 찍은 액자 뒤에 보관하는 마음들.
가끔은
그 편지들을 꺼내 펼치며
내가 얼마나 널 그리워했는지,
그리워하고 있는지
확인하듯 들여다봐.
이렇게 하루하루를 너에게 보태며
나는 살아가고 있어.
언젠가
편지를 다 쓰는 날이 온다면
그건
다시 널 안을 수 있는 날일 거야.
더는 편지로 말하지 않아도 되는 날,
그때는
말없이 너를 꼭 안고
그동안의 모든 말을 전할 수 있을 테니까.
“기다렸어.”
“매일 너를 썼어.”
“한 글자도 잊은 적 없어.”
그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오늘도
하루의 끝에서
너에게 편지를 써.
그러니까 사랑아,
부디 그곳에서
이 편지들 하나하나
잘 받아줘.
편지를 다 쓰는 그날까지
우리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