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었더라도
〈이미 늦었더라도〉
그때는
모르면서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곁에 있다는 게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전해진다고
어리석게 믿었어.
네가 떠난 뒤에야
비로소 깨달았어.
작은 숨결,
미묘한 눈빛 하나까지
다 전부였다는 걸.
미안해,
많이…
정말 많이 늦었지.
이제서야 말하려는
사랑이란 말도,
마지막에 겨우 내민 손끝도.
그렇지만
나는 여기서
네가 남긴 시간들을
조금씩 쌓아가볼게.
너 없는 오늘을
어설프게라도 살아내면서.
이미 늦었더라도
나는 너를 다시 배워갈 거야.
널 향했던 마음을
버리지 않고,
천천히,
천천히 다시
내 마음 안에 너를 놓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