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너라는 꽃을 심는다

네가 없을 뿐

by kj

〈네가 없을 뿐〉

모든 게 그대로야.
내 일터,
익숙한 밤공기들,
하루를 열고 닫는 햇살의 각도까지.

달라진 건 없어.
네가 없을 뿐.

사랑아,
이상하지?
나는 그대로 살아 있어.
밥도 먹고, 말도 하고,
심지어 웃기도 해.

근데 너만 없어.

그 하나가 빠졌을 뿐인데
세상이 전혀 달라 보여.

웃음은 허공에 흩어지고
밥은 입 안에서 무게가 돼
사람들과의 말은 자꾸 어긋나.

모든 게 그대로인데
내 안의 모든 감정은
너 하나 없다는 사실 앞에서
무너지고 말아.

일하면서 중얼대던 너의이름.
니 사진을보며 힘을내던 순간들
다 너와 함께였기에
지금은 무엇 하나
나를 반기지 않아.

단지, 지금은
너가 없을 뿐이야.

그뿐인데,
그 전부가
사라졌어.

가슴에, 너라는 꽃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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