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기억의 세포

by 윤사랑

〈기억의 세포〉


그는 기억을 연구하는 생물학자였다.

사람들은 그에게 물었다.


“기억은 어디에 저장되나요?”

“사랑했던 순간도 세포에 남나요?”

“잊고 싶은 기억은 지울 수 있나요?”


그는 대답했다.

“기억은 뉴런의 연결입니다.

세포 사이의 전기적 흔적이죠.”


하지만 어느 날,

그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 순간

무너졌다.


그는 자신의 뇌를 스캔했다.

활성화된 영역,

불안정한 신호,

변형된 연결.


그는 말했다.

“이건

슬픔입니다.”

하지만

그 말은

너무 작았다.


그는 깨달았다.

기억은

세포의 흔적이 아니라,

세포가 품은 감정이다.


그는 그녀와 함께 웃었던 날을 떠올린다.

그날의 햇살,

그날의 공기,

그날의 침묵.

그는 그 기억을

세포로 설명할 수 없었다.


그는 말한다.

“세포는

기억을 저장하지 않는다.

세포는

기억을 살아낸다.”


그는 실험을 멈춘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부른다.


그 순간,

그의 세포는

미세하게 떨린다.


그 떨림은

어떤 그래프도

설명하지 못했다.


그 떨림은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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