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질투받는 순간의 불편함〉
지안은 오늘도 정시에 퇴근했다.
공공기관의 6시 퇴근은 정확했고,
그 정확함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더 오래 머물 필요가 없다는 건,
불편한 감정을 오래 끌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니까.
회의가 끝나고 나오는 길,
동료 하나가 지안에게 말을 걸었다.
“지안 씨는 진짜 일 잘하세요.
근데 너무 티 안 내시는 것도 능력이죠.”
지안은 웃었다.
“그냥 조용히 하는 게 편해서요.”
말은 부드러웠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그 말은 칭찬처럼 들렸지만, 어딘가 미묘하게 걸렸다.
‘티를 안 낸다는 말은… 내가 티를 내면 불편하다는 뜻일까?’
지안은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렸다.
그 사람의 셔츠 패턴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주,
지안이 고르고 또 고른 끝에
마음을 담아 산 셔츠와 똑같은 셔츠였다.
그 순간, 마음이 묘하게 불편해졌다.
‘또 따라 산거야…’
그건 처음이 아니었다.
키링, 스카프, 말투까지—
지안은 몇 번이고 그런 순간을 겪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조용히 얇은 선을 긋게 되었다.
그날 오후,
지안은 일부러 그 사람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 네. 그렇군요.”
조용하지만 분명한 거리감이었다.
퇴근길,
지안은 이어폰을 꽂고 사람들 사이를 조용히 걸었다.
혼자 있는 건 익숙했지만, 오늘은 조금 더 외로웠다.
.
.
.
집에 도착한 건 저녁 7시.
현관문을 열자, 루이가 거실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루이 왔네~”
지안은 말하며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손을 쓱 문질렀다.
루이는 “냐옹—” 하고 대답했다.
지안은 웃었다.
“너 고양이 아니고 사람이지? 사람이면 냐옹해봐.” “냐옹—”
“고양이면 냐옹해봐.” “냐옹—”
매일 하는 대화지만 할때마다 지안은 웃음이 났다.
그 대화는 짧았지만,
지안의 마음은 조금 풀렸다.
낚싯대를 흔들자
루이는 점프하고, 구르고, 다시 달려들었다.
“너는 질투 안 하잖아.
너보다 귀여운 고양이 있어도 너는 그냥 너잖아.”
루이는 대답 대신 무릎에 살짝 몸을 기대었다.
그건 말보다 먼저 닿는 위로였다.
샐러드로 저녁을 해결하고,
지안은 소파에 앉아 루이의 숨소리를 들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비교하고, 따라하고, 그러면서도 모른 척할까.’
지안은 생각했다.
‘나는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데,
그 조용함마저 누군가에겐 자극이 되는 걸까.’
루이는 눈을 감고 지안의 옆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
그 존재만으로 지안의 하루는 조금 덜 불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