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엔트로피〉
처음엔 뜨거웠다.
그녀와 그의 관계는
마치 막 끓기 시작한 물처럼
선명했고,
명확했고,
모든 것이 움직였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말했고,
기억했고,
기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말은 줄었고,
기억은 흐려졌고,
기대는 조심스러워졌다.
그들은 여전히 함께 있었지만,
그들 사이의 에너지는
점점 흩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우리, 왜 이렇게 조용해졌을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모든 관계는
엔트로피를 향해 간다고.
하지만 그날 밤,
그는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우리가 식어가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
나는 당신과의 열을
기억하고 있어요.
그건
무질서 속에서도
내 안에 남아 있는
질서입니다.”
그녀는 그 편지를 읽고
조용히 울었다.
그들은 다시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침묵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