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방아다리: 생명의 갈림길, 선택의 철학>
고추는 자라면서 방아다리를 만든다.
첫 번째 꽃이 피는 자리,
줄기와 가지가 갈라지는 그 교차점.
그곳은 생명의 갈림길이다.
자라야 할 줄기와, 피어나야 할 꽃이
서로 엉켜 흔들리는 자리.
방아다리를 그대로 두면
고추는 그곳에 힘을 쏟는다.
너무 이른 꽃, 너무 빠른 열매.
줄기는 약해지고,
전체 생장은 느려진다.
그래서 우리는 방아다리를 제거한다.
그건 단순한 가지치기가 아니다.
그건 생명의 흐름을 정돈하는 선택이다.
“지금 피우지 말고, 더 자라라.”
“지금 맺지 말고, 더 뻗어라.”
고추는 말한다.
“나는 꽃을 피우고 싶었다.
하지만 너는 나에게 시간을 주었다.”
방아다리를 제거하면
고추는 더 높이 자라고,
더 튼튼한 줄기를 만들고,
더 많은 꽃을 피운다.
그건 기다림의 철학이고,
성장의 전략이다.
사람도 그렇다.
너무 이른 성취,
너무 빠른 결실은
전체의 흐름을 망칠 수 있다.
때로는 잘라내야 한다.
더 자라기 위해,
더 맺기 위해,
더 살아내기 위해.
방아다리는 철학이다.
그는 생명의 갈림길이고,
성장의 선택이며,
시간을 믿는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