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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랑드르의 한별 Nov 13. 2024

[한주,한작품] 4. 카미유 클로델, 성에 사는 소녀

[1 semaine, 1 oeuvre] Camille Claudel

카미유 클로델, La Petite châtelaine, 1895-1896년 ©la Piscine de Roubaix

카미유 클로델은 19세기 말과 20 세기 초반에 활동한 프랑스의 조각가로, 사실주의와 표현주의를 넘나드는 현대성과 평단을 놀라게 한 기교에도 불구하고 여성 작가라는 이유로 사생활과 관련된 루머에 휩싸이다, 마흔의 나이에 강박증과 정신질환을 얻어 남은 생을 정신병동에서 보내며 대중에게 잊혀졌다. 그러던 와중 1988년에 이자벨 아자니를 주연으로 한 영화 '카미유 클로델'이 개봉하며 다시금 많은 이들이 그가 예술사에 남긴 발자취를 찾기 시작했다. 루베에 위치한 라 삐씬 - 앙드레 딜리장 미술 공업 박물관은 작가의 유명세가 오르기 시작할 즈음인 1995년에 기부금으로 그의 주요작 중 하나인 '성에 사는 소녀'를 구매했다.


1890년대에 클로델은 아제르리도 Azay-le-Rideau 부근에 위치한 르네상스 양식의 리즐렛 성 château de l'Islette을 빌려 자주 머물렀다고 한다. 그는 스승이자 당시의 연인이었던 오귀스트 로댕과 함께 아름다운 성에서 여름을 보내며 받은 영감으로 활발히 작품활동을 했다. 그 시기에 완성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이 흉상으로, 성을 숙소로 제공하던 성주의 손녀의 마그리트 보아이에 Marguerite Boyer의 초상이다. 1892년에 시작해서 1년 간 작품의 완성을 위해 62시간 동안 포즈를 취했다고 하니, 여섯 살의 아이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1895년과 1896년 사이 클로델은 각기 다른 재료로 네 가지의 버전을 만들었으며, 라 삐씬에 전시된 흉상은 대리석 버전이다.


석고 버전이 처음으로 브뤼셀의 살롱 (Salon de la liberté esthétique)에서 전시됐을 때는 '명상'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었으나, 그 후에 파리의 살롱 (Salon de la Société nationale des Beaux-arts)에 전시했을 땐 '성에 사는 소녀의 초상'이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한다. 당시에 평단에 엄청난 호평을 받았으며, 이들은 특히 어린아이의 부드러운 시선, 생동감 넘치는 입매와 머리카락의 정교함을 칭찬했다. 또한 순수함과 즐거운 면모를 앞세운 당시의 어린아이 초상화와는 달리 깊은 수심이 담긴 눈빛을 표현해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라 삐씬의 카미유 클로델 컬렉션 중 가장 유명한 이 작품은 해당 박물관의 '어린 시절' 테마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오늘날도 수많은 어린이가 '루베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이 작품 앞에 서서 짧은 감상을 하다 옛 수영장 물길이나 동물 조각상을 보러 떠난다. 이런 귀중한 작품을 소유하고 있는 라 삐씬은 루베의 청소년들과 한 세기 전부터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공간이다. 이 뮤제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프랑스 뮤제로의 산책'을 들여다보시길 바란다.


한 주, 한 작품은 '프랑스 뮤제로의 산책 : 오 드 프랑스 편' 발간을 축하하며, 책에 소개된 열네 곳의 뮤제의 독특한 전시물 하나를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이 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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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참고자료

1. 라 삐씬 - 앙드레 딜리장 공업 미술 박물관 홈페이지

La petite châtelaine - Camille CLAUDEL (1864 - 1943) - 1896 https://www.roubaix-lapiscine.com/collections/sculptures-musee-la-piscine-roubaix/camille-claudel-1864-1943/ 


2. 로댕 박물관 홈페이지

La petite Châtelaine https://www.musee-rodin.fr/musee/collections/oeuvres/petite-chatel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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