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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May 11. 2024

쉰세 번째 : 부모님이 나를 너무 잘 아실 때

영상진단 장비보다 더 정확하다

앞에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 수도 있겠지만, 지금 현재 저는 직업이 없고 공부 중입니다.


모든 부모님들이 전부 공부를 하는 자식을 뒀다면 눈치도 보고 배려도 해주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집의 경우에는 좀 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이 전부 공부를 세게 하셨던 분들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가지고 계시니까요. 아버지는 사회생활을 하시기 전에 쭉 이어서 학위를 받으셨고, 어머니는 직장을 다니시면서 받으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과목은 다르지만 제가 겪는 과정에 대한 이해는 거의 완벽하신 편입니다.


특히 제가 겪는 시험에 대한 불안 증상은 어머니의 증상과 같아요. 그래서 어머니는 제 얼굴만 보고도 속이 울렁거리는지 그리고 무슨 과목을 공부하는지 알아맞히실 정도입니다.


사실 제 눈치를 많이 보세요.


그리고 제가 장난으로 저한테 기대가 없으시냐고 하면 이렇게 대답을 하십니다.

본인이 제일 힘들 텐데, 내가 무슨 말을 해.
그렇다고 지금 신나게 놀면서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아는 거야.


이 말만 하십니다.


저는 한국야구는 잘 모르지만...... 약간 과거 해태의 김응용 감독이나 두산의 김인식 감독을 섞어놓은 것 같은 게 우리 부모님이신 것 같아요.


오히려 밖에서는 요즘 최강야구에 나오는 김성근 감독 같이 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아예 반대쪽인 것 같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될 때까지 기다리고......


저라면 못 참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멀쩡한 척 숨기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병원의 진단장비보다 같이 사는 부모님이 더 정확할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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