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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May 17. 2024

예순두 번째 : 아닌 건 아니다

'둥글게 둥글게'를 강요하는 대한민국 사회

저는 제 지인들이나 심지어 부모님께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서 10대를 매장당했기 때문에 언제나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위치에 서면 죽을힘을 다해서 집단적 광기(狂氣)가 생겨나기 전에 먼저 막을 겁니다.
아닌 건 아닌 겁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했을 때 제 지도교수님이 제일 먼저 웃으셨어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 혹시 정치하고 싶니?
정말 목적 없이 순수하게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한 거라면,
그건 Calm(가명)이 대단한 거고, 그렇지?



아버지는 저한테 진지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살아가려면 가족을 먼저 봐라.
가장 먼저 상처 받을 사람들이 너의 가족과 미래에 찾아올 가족들이 될 수 있어.
너는 부디 그렇게 살되 다른 가족에게 그런 삶을 강요하지는 말아라.
나를 보고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기를 바란다.

* 타산지석(他山之石) :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신의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있다는 뜻으로본이 되지 않은 남의 말이나 행동도 자신의 지식과 인격을 수양하는 데에 도움이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 ≪시경≫ <소아()> 나오는 말이다.(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약간 걱정이 섞인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성인이 되어서도 꼬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청소년기보다는 낫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외사촌형 중에서 기업에서 중역을 맡고 있는 형님이 있는데, 이런 저를 아주 많이 싫어합니다. 바꾸려는 시도 그리고 시끄러워질 여지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그런 형님의 삶이 그 자리까지 형님을 올려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다 잘나고 높은 자리를 지향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높은 사람 입장에서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의 선봉에 있는 사람들이야 '둥글게 둥글게'를 강요하는 게 편하겠지만 곪아터져서 한 시절을 희생당하는 저 같은 사람은 늘어나겠지요.


YES or NO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불편하지만 저 같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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