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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May 20. 2024

예순여덟 번째 : 아직 이야기 못한 2+1개의 비밀

지금 마주한 일들에 대해서 부모님이랑 진지하게 이야기해보기

출처 : iStock
예순여덟 번째 이야기는 '일상' 매거진에 적으려고 저장한 글을 '생각 그리고 경험'에 발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할 부분도 많은 것 같고, '거짓말' 그리고 '눈속임'을 가장 싫어하는 저로서는 죄책감에 관련해서 생각할 바가 많고 최근에 이상한 경험들도 하게 되어서 이 글을 '생각 그리고 경험'에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글의 문체가 경어체가 아님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약을 먹으면 좀 졸릴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잠을 푹 잘 수 있거나 그런 약은 또 아니라고 하셨다. 사람마다 반응이 너무 달라서 뭐라고 말을 못 하시겠다고 하셨다.


나의 경우에는 조금 '피로감'이 몰려오는 게 부작용 같았다.


낮에 누워있다가 잠을 자버리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서 차라리 지금 마주한 문제에 대해서 부모님이랑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면서 나한테는 항상 2가지 비밀이 있었다. 거기에 최근에 1가지가 더 생겼다.


하나는 그냥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고 심지어는 여자 동기 같은 경우에는 뜯어말려서 좋아하는지 마는지 확실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그냥 쓰임새가 있어서 고백을 했다가 개망신을 당했던 적이 있다.


다른 하나는 크게 아파서 수술을 받기 전까지 죽을 날을 받아놓았다는 생각 때문에 이상한 행동을 하고 다닌 적이 있다.


마지막 하나는 내가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부모님 모르게 문제를 제기하고 최소한 공권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반복적으로 요청을 해온 일에 대해서 조금 무리한 행동을 최근 3년 정도에 했다는 것이다. 그냥 속된 말로 '물귀신' 작전이라고 해야겠다.


앞의 2가지 비밀은 그냥 평생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자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그리고 그렇게 죄책감 이런 것도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하나의 비밀은 아무래도 가족이 다 연관이 되어있고, 그 문제를 만들어낸 사람으로 인해서 우리 가족이 전부 다 다쳤기 때문에 더 화가 났고, 지금도 분노조절이 잘 되지는 않는다. 가만히 있다가 화도 나고 막 치가 떨린다고 해야 하나?


이 세 가지 일을 수습하기 위해서 문제를 바로 바라보고 나에게 올바른 생각을 심어준 사람들은 전부 다 가족이 아니라 친한 선배나 지인 혹은 교수님들이었다. 시간이 지나고서는 오히려 성인이 되고 나서 만난 사람들이 내 진심을 더 알아주고, 최소한 무조건적인 비난이나 손절보다는 그냥 지켜봐 주었다.


물론 부모님께 솔직히 털어놓았어도 부모님께서도 충분히 나에게 정도(正道)를 알려주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냥 죄책감 그리고 내 모자람 때문에 굳이 부모님은 겪지 않아도 될 부분을 겪으시게 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때로는 세상에 나 혼자만 있었으면 다 없애버리고 초기화를 시켜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나중에 내가 나이가 더 들어서 정말 부모님이 마음이 지금보다 더 편해지신다면 꼭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것들을 말하지 못했었다고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다. 거짓말하는 것에 대해서 그 자체가 죄악이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그냥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


그냥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면서 나중에는 꼭 비밀을 다 털어놓고 이랬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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