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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Jul 27. 2024

서른두 번째 : 기분이 좋은 건 딱 3분

3분 후에 돌아오는 것은 내가 처리해야 할 일들

출처 : power thesaurus


아마 제 인생에 있어서 2024년 07월 23일이라는 날짜가 쉽게 잊혀지지는 않겠지만, 다른 심각한 일들이 벌어지면 잊혀질테고 전부 희미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도심 한복판에 큰 규모의 주거공간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는 제가 50대가 되어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사만 30번 이상 다닌 저로서는 보금자리 혹은 Base Camp가 필요했고, 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는 확고한 저만의 원칙이 있습니다.


제가 의지를 가지고, 부모님이 조력해 주신 이번 사안에서 제가 생각한 난이도를 100 정도로 환산한다면, 제가 현재 마주한 상황에 대한 난이도는 3~5 정도인 것 같습니다.


2024년 07월 23일에 부모님이 뛸 듯이 기뻐하셨을 때, 저는 이런 식으로 말씀드렸어요.

고지에 올라섰지만, 그 고지를 구축할 때까지는 안심하면 안 되고,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더군요.

[아버지 이름]이나 Calm(가명)이나 좀 기뻐할 때는 기뻐해라.
무슨 로봇도 아니고 그냥 웃어.
그런데 사람이 참 일관적으로 이렇게 이성적이기도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이 엄마가 너한테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그런데 이해는 하는 게, 너하고 아빠는 참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많이 겪어서 그런가 보다.


이미 어머니는 정답을 알고 계셨어요.


사실 일처리를 하고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데, 부모님을 편히 모시려다가 오히려 더 불편해지시는 건 아닌 건지 번뇌가 계속 일어났습니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부산에 있는 친한 친구]는 이미 내가 이러는 걸 알고 있을 것 같고, 아마 미쳤냐고 하겠지.
그냥 좋은 일은 좋게 받아들이라고 할 것 같은데 나는 왜 그게 안 되는 건지......


그냥 머릿속을 최대한 비워보기로 했습니다.


브런치에 '건축'을 하시는 분들의 글도 탐독하면서 조금씩 준비해 가고 있습니다.


제 인생이 조금 경로를 벗어나 꼬이기 시작하면서, 주거에 대한 계획이 20년 정도 당겨져 버렸지만, 그만큼 부모님을 더 빨리 편하게 모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머리를 비워보기로 했습니다.


그냥 머릿속에는 이 한 가지만 담아보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무능력한 제가 한심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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