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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pr 22. 2024

스물여섯 번째 :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가심을 느낄 때

항상 강했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서 과도하게 유연해지더라

저도 나이가 들어감을 느낍니다. 예전에는 10시간을 움직이지 않고 의자에 앉아있어도 괜찮다가 크게 다치고 나서는 한번 앉으면 4시간도 앉아있기 힘드니까요.


저를 수술해 주신 선생님은 1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있지 말라고 하시지만 어디 그게 쉽나요? 머리가 바보라서 오래 앉아서 천천히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 않으면 머릿속에 들어오지를 않으니......


부모님이 제가 어릴 때 무서웠던 건 아닌데, 항상 단호함은 느꼈습니다. 자식이라고 봐주고 그런 것도 없었고 무조건 평등하게...... 그런데 다른 부모님들이 아니 제 주변에 있던 애들의 부모님들이 이상했던 건지 모르지만 다른 부모님들은 안 그러시더군요.


보고 배운 게 있다 보니 저는 단호하다 못해 심지어 '쇠심줄'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쇠심줄을 몰라서 국어사전을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부모님을 보면 항상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냥 적당히 하자. 예전 같지 않아.


저도 몸이 좀 여기저기 아프다 보니 예전 같지는 않아도, 세상은 다른 의미로 예전 같지 않거든요.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더 고도의 전략을 가지고 사기를 치고, 괴롭힘의 형태도 오프라인을 넘어서 온라인으로 진화해 가고, 사법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방법도 점점 다양해져 갑니다.


더 정신을 차려야 하고, 특히 우리 집은 단출하기 때문에 항상 저는 신경이 곤두서있었고, 부모님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많이 지치신가 봐요.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내가 어릴 때는 돈이 없어서 고민을 했는데, 또 생기니까 고민이 생기고, 돈이 있건없건을 떠나서 사람마다 다 고민은 생기고 자기 자신이 제일 힘든가 보다."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을 하세요.

"너라도 정신 차리고, 이제 난 지는 해야."


다시 한번 많이 힘드시구나 싶다가도 어느 순간 화도 나고 복잡합니다.


나이가 들면 어떻다는 걸 듣기는 했지만 막상 간접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경험해 보니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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