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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ug 31. 2024

예순여덟 번째 : 억지로 마무리 지은 시험준비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기 합리화'라는 것을 해봤다

출처 : YES24



월요일에 시험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라서, 그냥 그동안 공부했던 것으로 시험을 보라는 말이 많았지만, 항상 나는 점수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무조건 뭐라도 머리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습니다.


그동안 누군가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깊게는 이야기해보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가장 가까운데 공부를 가장 치열하게 했던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 걱정하실까 봐 물어보지를 못했어요.


아무래도 아버지가 크게 아프시면서 저는 무조건 어머니께는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고, 무조건 나는 똑바로 서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왔던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는 의외로 신기한 답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지금 Calm(가명)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합리화(self-justification)'


제가 해본 적이 없는데 그거를 지금 하라는 거냐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러시더군요.

간단한 거니까 지금 해.

나는 공부를 다 했으니까, 이제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놀거나, 낮잠을 자거나 좀 잘 쉬는 게 중요해.


매일 저 자신은 모자라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처음으로 자기 합리화를 해보는 순간이 오늘 밤부터 오는 것 같아서 많이 낯선 느낌입니다.


오늘 그리고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을 텐데 꼭 세상이 절단날 것처럼 살아온 제가 한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결과에 대한 확신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 자신도 다스려주면 마라톤과도 같은 장기간의 레이스를 마무리 짓기 위한 기초공사를 하는 과정이 아닌 건가 싶었습니다.


삶의 지혜를 얻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무조건 버티는 게 아니라 저 자신에게 도닥임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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