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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Sep 09. 2024

여든 번째 : 결국 구매했지만, 구매할 자격이 있나?

이사 간 다음에 사려고 버티고 있었는데, 수리 불가 판정을 받았다

출처 : AdobeStock

11년 정도 전에 19만 원을 주고 의자를 구매했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항상 인력이 필요한 일에 대해서는 아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사람이 하는 일은 안전하게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돈을 아끼는 편이 아닌데요.


물건이 파손되거나 혹여는 잊어버리거나 하면 굉장히 자책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제가 정확히 기억이 나는 게 대학교 3학년 때 수업 하나가 끝나고 교수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 수업 때 말씀해 주신 소재로 된 물건이 있는데 3년 쓰니까 완전 다 망가져서 이게 오래가는 건가요?


그런데 그 나이 많이 드신 교수님은 저한테 말씀하시더군요.

같은 제품 중에서 소재 차이를 두고 생각해봐야 하고, 그리고 Calm(가명)이 그 물건에 어떤 부하를 주고 사용했는지 설명서는 읽어봤니?

아마 설명서에서 하지 말라는 행동은 다 하면서 사용했을걸?


그래서 그 물건 제조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설명서를 봤는데, 진짜 거기 유의사항에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다 하면서 사용했더군요.


의자도 망가진 것을 알았는데 이사 갈 시점이 다가와서 버티자고 마음먹고 계속 수리도 받았는데...... 미봉책이더군요.


11년 전과 다르게 의자의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그래서 기존에 구매했던 의자 말고 다른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어요. 사실 추천받은 것은 다른 의자였는데, 그나마 가장 무난하고 가격이 괜찮은 것을 선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3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돈으로 구매를 하고 나서, 내가 이것을 사서 사용할 만큼의 사람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생기더군요.


일단 요추가 여기저기 지금 난리가 나있으니까...... 나을 때까지만 눈 딱 감고 사자 싶었습니다.


매체를 통해서 보니 요즘은 의자도 수입을 하다 보니 해외 명품도 많더군요.


우리 집에 앉지 않는 의자가 있기는 한데, 아버지가 해외에서 쓰셨던 의자인데 그렇게 막 편하지는 않아서 제가 앉아서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의자의 그 당시 가격을 보니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안경과 의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만큼 할 만큼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니까......

그래도 볼펜은 모나미하고 파이롯트네.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머릿속에 제발 지출 좀 하지 말자 싶은 생각이 들고, 그냥 물가를 못 잡는 높으신 분들이 많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이건 뭐 한두 사람이 잘못한 일은 아니니까 모르겠네요.


하여튼 그냥 의자가 필요한가 싶은 생각도 들고 그냥 심정적으로 좀 그런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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