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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Sep 18. 2024

여든여섯 번째 : "거의 다 왔어요"

SBS 드라마 '굿파트너'의 대사 중에서......

출처 : 나무위키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24시간 내내 공부를 할 수는 없고, 식사를 하거나 혹은 휴식시간이 필요한데 그러면 보통 TV를 켭니다. 식사는 15분에서 20분 정도, 휴식이라고 해봐야 10분 정도만 잠깐 틀면, 가장 많이 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굿파트너'라는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보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아직 저는 이 드라마 등장인물 이름도 잘 모르는데요.


우연히 잠깐 본 이 드라마의 대사 한 마디가 제 바람과 더불어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거의 다 왔어요.


사실 제 버전으로는 이렇습니다.

조금만 버틴 다음에 결과를 보자.


버틴 시간이 상당히 길어져 버렸고, 세월이 흘러서 저도 이제 40이 다 되어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10대에는 또래집단과 학교 선생에 의해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20대에는 친척간의 송사에 법정에 불려 다니고, 30대가 되어서는 남은 친척조차 등을 돌려버리는 그런 삶을 경험해 왔는데요.


저기에서 거의 다 왔다는 게 상황의 단순한 종료를 말하는 건지, 해피엔딩을 말하는 건지 생각이 많아졌어요.


모두가 해피엔딩을 원하지만, 대부분 저는 정신적으로는 sad-ending을 맞이했어요. sad-ending이면 다행이고, 정말 catastrophic-ending이었는데요.

* catastrophic : 처참한, 형편없는(=disastrous)(출처 : 네이버 영어사전)


20대 초반을 넘어서 조금 그래도 상황이 나아진 것은 불과 2개월 전부터네요. 그런데 상황이 좋아진 것도 아닌 것이 불과 저번주까지만 해도 정말 너무 힘들어서 그냥 '그만하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속이 다 끊어질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누구한테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항상 배신을 당해왔고, 뒤통수 맞는 게 제 전문이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최근 2개월은 누구한테 위로라도 받고 싶더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게 굳이 말하자면...... 거의 모함을 당했거든요. 저는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과 행동이 실행이 된 것으로 포장이 되어있더군요.


그리고 저는 deadline을 정해놓고 공부를 하고 있어서, 그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되기도 하고, 사실 지금은 그냥 반포기 상태가 되어버렸는데, 사람한테 좋은 일이 한꺼번에 몰아치지는 않는다는 게 제 지론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계속 부딪히고, 방법을 찾고, 저는 알지도 못하는 영역에 대해서 찾아보게 되고, 평생 한 번도 살펴보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것들을 살펴보게 되고...... 최근 4년 동안에 거의 40년 치 인생공부를 한 기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10월이면 거의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속으로라도 이렇게 생각해 보려고 적어봤습니다.

거의 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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