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을 전공한 前職 교수님께 바치는 글
이번 글은 편지 형태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글을 적는 대상은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분의 능력은 인정하기 때문에 그리고 하셨던 말씀 중에서 중요한 것들이 있었고, 그것이 결국은 발현이 되면서 저한테 주어진 문제들이 풀리기 시작해서 적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 드리는 글
선생님은 먼 곳에 잘 계시는지요.
저는 잘 지낸다고 말씀은 드리지 못하지만, 최대한 말씀해 주시는 부분을 지키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저는 선생님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아서 나는 절대로 저렇게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살았는데, 결국 뒤를 돌아보니 저의 삶과 제가 하는 행동들이 전부 다 선생님의 행동양상과 비슷해서 너무나도 놀라는 중입니다.
항상 저에게 하셨던 많은 말씀 중에서 요즘 가장 생각이 나는 말씀은 이것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변수를 다 틀어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일을 꼭 해야만 할 때에는 최대한 그 변수들을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놓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일을 처리하는 길이다.
저는 지금까지 "최대한"이라는 조건을 달고 행동한 게 아니라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고만 노력을 해온 것 같았습니다.
무조건 하면 된다고 정말 저 자신을 학대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세상을 살다 보니 될 일은 그냥 놔둬도 되는 경우가 많고, 안될 일은 무슨 짓을 해도 안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제가 오늘 선생님의 통찰력을 높게 봤던 이유가 있습니다. 20년 정도 다 되어가는 시간이 지나가는데, 대부분 선생님께서 했던 말들이나 이런 부분들이 정교하게 짜인 듯 맞아 들어가는 상황들이 많이 반복되면서 저 사람은 뭘 믿고 저런 말을 하는 건지 의심스러웠던 부분들에 대해서 조금씩 해소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저한테 항상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너는 나보다 유연하니까,
너는 나보다 인내심이 좋으니까,
너는 나보다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판단력이 좋으니까,
나중에 다 할 수 있고,
내가 살아있을 때 볼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는 훨씬 큰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그 자리에서 제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라고 했던 기억도 납니다.
하나하나 지나갈 때마다 매일매일 한숨을 쉬면서 다음 과정은 또 뭐가 기다리려나 싶어서 돌아버릴 지경인데,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어야 두려워하지 않고, 어떠한 일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인지 저는 감이 오지도 않습니다.
매일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또한 반대로 자신의 잘못은 빨리 인정을 했던 선생님처럼 저도 살아가고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제가 제 길을 찾아서 잘 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선생님을 존경하지는 않습니다만...... 많이 선생님이 지혜로우신 분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생각이 많아져서 글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