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記事)는 설득이나 선동의 목적이 아니라면 객관적이어야 하지 않나요?
저도 나이가 많이 들었나 봅니다. 제가 어릴 때는 종합편성채널이 없어서 텔레비전 뉴스를 접할 때에는 공중파 채널을 그리고 신문을 들여다보고는 했습니다.
예전에도 분명히 언론에도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는 공간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공중파에서는 논설위원이라는 분들이 나와서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는 시간들이 있었던 것 같고, 신문에는 사설이나 칼럼이 있었지요.
저는 최소한 보도를 하는 기사만큼은 절대로 주관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그 해석은 독자나 시청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벌써 6년 정도가 지났네요. 당시에 언론인 몇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들에게 공통적인 질문을 드렸어요.
"공식적으로 보도하는 기사에 도대체 왜 기자 개인의 생각을 넣는 겁니까?"
이 질문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해 주는 분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나온 대답이 기자의 표현의 자유다라는 정도 그리고 사건을 이해할 수 있게끔 조력을 해주는 것도 기자의 역할이다 정도의 답변이었어요.
이 부분에서 저는 사건이나 여타 다른 것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주관적인 게 섞이게 되면 그 기사를 접하는 사람은 당연히 기자에 의해 걸러진 생각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것은 그냥 있는 사실이 기자의 생각대로 재생산된 좀 더 나가면 재창조된 결과물을 독자나 시청자가 접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문맹률이 극도로 낮은 대한민국에서 만에 하나 정말 글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이야기만 들어도 한국말 정도는 다 이해가 되어서 의사소통은 되는 이 나라에서 기자의 그런 조력이 필요할까요?
물론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을 해당 부문의 전문 기자가 주석을 붙여주거나 기사 중간에 설명을 해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일반인들이 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알고 싶어 할까요?
이 부분은 지극히 저는 물음표(?)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않고 기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는 언론사 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칼럼이나 개인의 정치적 사견을 밝히는 TV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알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사람이라면 전부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들을 존중하자고 하는 지금 이 시대에 주관적인 기사는 다양성을 오히려 편협하게 만들어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얼마 전에는 의도치 않게 언론인 한 분이 저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오신 적이 있었는데, 제가 딱 이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것 들어보면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은 완전 신성불가침 영역에 있는 데다가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선민의식(選民意識)도 크신 것 같은데 좀 궤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려스럽습니다."
*선민의식(選民意識) : 한 사회에서 남달리 특별한 혜택(惠澤)을 받고 잘 사는 소수의 사람들이 가지는 우월감.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기자를 하려면 '언론고시'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는 있습니다만, 그러한 이유로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을 자기 생각으로 다 덮어버린다면 그건 기자로서의 본분을 잊는 행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인들이 과연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매체를 통해 접하고 싶어 할까요? 아니면 기자분들이 이렇게 이해하라고 강요하는 사실을 접하기를 원할까요?
물론 앞에 이야기한 부분들은 제가 만났던 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제가 몇 가지 기사를 보다가 이건 좀 이상하다 싶었던 부분 혹은 제 전공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분야에 대한 전망을 전문가를 인용하는 게 아니라 기자가 직접 하는 경우들을 보고서 '이상하다' 싶어서 언급해 보았습니다.
가끔 뉴스나 신문을 보거나 각종 매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실 때가 있지 않나요?
만약에 좀 문제의식이 있으시다 싶으시다면 같은 사건을 가지고 각각의 언론사가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비교해 가면서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가 지나가는데 이 이야기가 나와서 한번 언급하고 싶어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