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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pr 28. 2024

서른여섯 번째 : '결혼?'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보면서

어머니가 뜬금없이 이상형과 결혼에 대해서 물어보셨다

밖에 잠시 산책을 나왔다가 어머니가 나한테 한 번도 물어보신 적이 없는 '이상형'에 대해 물어보시더군요.


부모님이 연애결혼을 하셨기 때문에 서로가 이상형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고, 어머니는 아버지랑 결혼하실 때 '자선사업'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다는 말을 외삼촌한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질문을 받았으니 저도 대답을 해야겠지요?

외모는 상관없고, 인내심이 있고, 우리 집안 사정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런 분?


그런데 예전에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있어요.

야, 너도 대학 가면 연애도 할거 아니냐?
얼굴을 좀 봐라.
너나 나나 어디 가면 잘생겼다 소리는 못 들을 텐데 잘 생각해.
그리고 아빠는 어디 엄마 손잡고 나가면 주변에서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고 이런 게 참 좋더라?
너도 경험해 봐.


그래서 당시에 말이 쉽지 무슨 이상한 소리냐고 답을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난제(難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우리 부모님의 경우에도 둘은 문제가 없으셨지만, 아버지 집안이 문제가 많았거든요.


쉽게 조선시대로 이야기하자면 소작농이 부마가 된 그런 케이스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아버지가 더 대단하다고 느낀 건 어머니가 외가의 재산에 대한 상속포기각서를 쓸 때 한마디도 안 하고 "마음 가는 대로 해"라고 말하는 걸 보고 어린 마음에도 대단하다고는 느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우리 부모님은 결혼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너무 큰 희생을 치렀다고 봐야 할까요? 서로 제 살을 깎아가면서 보호하면서 살아가는 건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었을 테니까요.


결혼......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상형이 중요할까요? 말 그대로 '이상형'은 '이상향'일 텐데요?


각자 사정에 맞춰서 살아가는 건데 요즘은 인내심들이 부족해서 결혼도 쉽고 이혼도 쉬운 세상인 것 같아서 조금 겁이 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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