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팝업 스토어의 전성시대이다. 성수동은 이제 팝업의 중심지로서 떠오르고 있으며, 건물주들까지 직접 팝업 스페이스를 제공하는 등 공간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현 큰 변화 속에서 무신사는 오프라인 확장을 보다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무신사 홍대를 방문해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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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4O를 보여주는 무신사 홍대
무신사 홍대는 온라인 스토어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편집샵으로 기획되었다. 150개의 브랜드가 입점한 무신사 홍대는 각 섹션별로 키워드를 설정하고 해당 주제에 부합하는 브랜드가 선정되어 디피되어 있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무신사 홍대를 방문하면서 느낀 것은, 이 공간이 대중적인 트렌드에 있으면서도 실험적인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제품들이 홍대에서 실물로 보니 꽤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니 무신사가 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는지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프라인에서의 가격 확인과 QR코드
온라인으로 봤으면, 저 옷의 디테일들이 나에게 어필이 되지 않아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저 옷의 디테일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 그래서 결국 구매..ㅎㅎ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O4O전략은 오프라인 매장에 전시된 제품의 Tag의 QR코드를 통해 최종 할인가를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각 제품에는 QR코드가 부착되어 있어 촬영하면 무신사 앱으로 바로 연동되고, 저 제품의 온라인 가격과 할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격을 확인한 제품을 나중에 온라인에서 결제하기 위해 저장하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개선되면 나같은 소비자들은 실물로 괜찮아 보이는 여러가지 제품들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아놓고 집에가서 한 번에 결제하여 편하게 배송으로 받을 것 같다.
3D로 볼 수 있는 코디숍
무신사 앱에는 입점 브랜드들의 제품을 활용해 구성된 3D 코디숍이 있다.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이 제안하는 코디로 개인의 스타일링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다. 무작정 유행을 담았다기 보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코디를 알려주면서 거기에 포인트와 개성을 어떻게 더 표현할 수 있는 지를 제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신사 홍대에 가면 이 코디를 실제로 스타일링한 마네킹이나 디피되어 있는 것들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미지와 영상으로 제공되는 것 외에도 무신사 홍대 스크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50개 브랜드의 선정 기준, '동반성장'의 핵심가치
무신사 홍대에서 가장 깊은 감명을 받았던 부분은, 무신사가 핵심가치를 일관성 있게 초점을 맞추어서 오프라인 전략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무신사는 신진 브랜드들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성장'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150개 브랜드의 선정 기준에 부합하여 우선 순위에 오른 브랜드들은 무신사 감도를 높여줄 수 있는 브랜드들과 고객들과의 접촉이 적어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더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사실 난 여기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와우 포인트가 있었던 것은 수베니어 샵이었다.
'미도파 커피하우스'를 포함하여, 홍대의 로컬 문화를 반영한 굿즈를 디스플레이 해놓은 곳이었는데, 홍대에서만 느껴질 수 있는 특유의 아티스트적이고 젊은 느낌을 시그니처화 한 굿즈이기에 '무신사 홍대'에서 가장 의미있는 섹션이었다고 생각한다. 홍대라는 지역을 나타내는 굿즈를 크리에이터가 마음껏 고안해서 만들어내면, 무신사가 무대를 만들어주고 지켜주는 느낌이었다.
브랜드의 크기와 규모, 위엄을 어필하는 것에 치중했다기 보다는 신진 브랜드들의 성장을 주력으로 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고객들과의 접점을 높이기 위해 매장이 적은 브랜드나 디자인은 좋지만 덜 유명한 브랜드에 중점을 두어 선정한 것에, 무신사의 핵심가치인 '동반성장', '상생'에 얼마나 진정성 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이런 브랜드 선정 기준부터 무신사는 자체의 가치관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다.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탠다드, 무신사 홍대의 연결고리
무신사 홍대 vs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무신사는 온라인 브랜드와 제품을 오프라인으로 더 다양한 소비자들과 연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세 가지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테라스는 입점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스토어와 공간 비즈니스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고, 무신사 스탠다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제안하고 있다. 무신사 홍대는 성장이 필요한 브랜드를 소개하며 고객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 홍대 vs 무신사 테라스 홍대
3가지 오프라인 스토어는 모두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부족한 훌륭한 제품들을 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어필하고자 하는 목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것도 역시 일관성 있게 무신사의 핵심가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이들 매장은 단순한 제품 디스플레이로만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라 공간 예술을 경험하는 느낌도 주어 무신사 매장의 가치와 함께 그곳에서 경험하는 제품들까지 가치를 높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전략, 무신사 세계관을 완성한다면?
애플과 유니클로는 탁월한 일관성을 갖추어 좋은 오프라인 전략을 가진 브랜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애플은 어느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애플만의 감성을 일관성 있게 보여주며, 점원들도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공간 브랜딩을 수행하고 있다. 애플은 디테일한 구성원들로 애플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무신사도 마찬가지로 무신사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신사는 현재 무분별한 팝업을 진행하는 다른 브랜드들과는 달리 오프라인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무신사는 지속적으로 전략을 실행하며 브랜드 감도를 유지하고 각 스토어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한다면, 소비자들은 '무신사는 역시 이런 메세지를 보여줘!'라는 명확한 인식을 가질 것이다. 추후에 각 스토어의 역할의 연결고리들을 연결하여 무신사 세계관이 완성된다면, 사람들은 무신사를 더욱 사랑하고 팬이 되기를 자처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세계관 형성에 대한 빌드업은 사람들에게 희열감과 세련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이기 때문에, 무신사가 이를 잘 활용한다면 팬덤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팩트 있는 옥외광고 전략_지하철 벽
옥외광고는 브랜드의 가시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이 옥외광고를 잘 이용하는 브랜드들은 드물다. 인플루언서의 화보를 활용하며 제품과 문안을 보여주거나 스크린에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인데, 난 그것을 보면서, 이게 과연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 성수역을 방문하며 눈에 띈 지하철 벽을 활용한 옥외 광고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엽떡과 힌스는 각각의 브랜드 컬러와 이미지를 활용해 광고를 구성하면서 브랜드의 고유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었다. 벽 전체를 브랜드 에센스로 광고하고 있고, 길 전체가 브랜드 디자인이 박혀있었다. 마치 그 브랜드 내부에 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팝업에서 그러한 공간을 마주했던 것보다 의외의 반전성이 있어 임팩트가 훨씬 더 컸던 것 같다. 무신사 역시 홍대 오픈 시기에 단순한 포스터가 아닌 지하철 벽 전체 옥외광고를 진행했다. '홍대 전체가 무신사의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고, 무신사 홍대로 들어가는 길목 내내 무신사로 도배되어 있으니까 엄청난 공간에 내가 다가가는 느낌이 들어 설레이기까지 했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위엄이 강조가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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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스토어, 결국엔 공간 브랜딩
오프라인 스토어는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장소를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패션 브랜드들이 팝업 스토어나 플래그십 스토어를 무분별하게 진행하는 것과 달리, 무신사는 브랜드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 오프라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 무신사의 스토어는 제품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감성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의 공간 브랜딩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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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나은 무신사 감도를 향하여
무신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브랜드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소비자들과 더 강력한 접점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뭐, 브랜드 담당자들이 어차피 잘하고 계시지만. 패션 플랫폼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브랜드의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무신사의 오프라인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