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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oNB Nov 25. 2023

정해진 사이다, 스포, 정해진 결말을 좋아하는 심리

트렌드와 심리적 인사이트, 그리고 콘텐츠 전략_1

회빙환, 요즘엔 노블 코믹스가 대세이다.

노블 코믹스란, 웹소설을 기반으로 이미 사람들에게 인정 받은 작품을 웹툰화 한 것을 의미한다.

웹툰계에서 3-4년 이전부터 꽤 보이는 장르이다.

회귀, 빙의, 환생이라는 소재가 있는 데, 이 소재들은 웹툰에서 주인공들의 치트키다.

주인공은 회귀, 빙의, 환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수 있고,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능력이 내재되어 있어, 어떤 상황에도 사이다 연속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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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빙, 환은 과거와는 다르게 인기 상승 중, 그 이유는?

사실 과거의 작품의 키워드는 주인공의 성장과 그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얘가 성공할까? 강해질까? 다음 위기는 무엇일까?

그 스토리를 꾸준히 인내하면서 함께 걸어가는 독자들만이 마지막 순간에 성장한 주인공으로부터 성취감을 느끼는 구조였다. 즉, 더 극적인 쾌감을 위해 스토리 중간에 고구마가 필요했고 성취감까지 가는 데 시청자들의 인내심을 요구했었다.

그런데, 현재 사람들은 그 역경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보다 아예 기대감으로 바꿔놓고 시작하는 회, 빙, 환 소재가 있는 스토리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주인공이 회귀, 빙의, 환생을 하게 되면, 처음 시작할때부터 주인공은 남들보다 뛰어난 만렙으로 시작하게 되거, 스토리에는 지금 주인공이 처한 어려움 고구마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예측되는 전개로 인한  기대감과 사이다만 존재한다. 그리고 그러한 카타르시스를 좀 더 빨리 성취하기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내기 시작했다.

소액으로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만한 카타르시스를 얻는다면, 이것은 나에게 곧 가성비 좋은 엔터테인먼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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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고구마를 원하지 않아, 정해진 사이다를 더 기대

사람들은 콘텐츠가 장르물로 갈 수록 허들이 높게 느껴진다. 장르물 자체가 사람들의 취향도 많이 타고, 역경과 고난의 빌드업 스토리가 있어서 쉽게 몰입 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근데 그 장르물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이 회귀, 빙의, 환생 소재인 것이다.

정리하자면, 그 말은 사람들 점점 극적인 성취감을 위해 더이상 고구마의 인내심을 원하지 않는다. 고구마를 인내하면서 극적인 성취감을 하느니, 차라리 정해진 사이다가 더 빨리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예측되는 전개와 사이다에 사람들은 더 빠르게 성취하고 싶은 욕망이 슬며시 생기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런 욕망에 돈을 쓰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 정서적 특징 상 원래 불확실성한 것을 싫어하는 부분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점점 사람들이 콘텐츠를 즐기는 순간 마저도 그 불확실성에 에너지를 쓰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 알면서 보는 맛, 그 맛을 점점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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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때로는 더 돈이 된다.

그래서 이런 댓글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스포를 원합니다. 스포 감사합니다. 마음놓고 보겠네요. 스포 제발요!”

노블 코믹스 리뷰에서 스포를 원한다는 내용의 언급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웹소설 내용을 이미 파악한 팬들 중 일부는 소설을 기반으러 한 웹툰 미리보기 결제하여 즐기고 있다. 그리고 댓글에 스포도 해주면서 소설 내용을 미리 알고 있고 이걸 알려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는 사람도 간혹 가다가 볼 수 있다.

이에 다른 사람들은 정해진 결말을 미리 알게 됨으로써 본인이 기대했던 전개를 확인받을 수 있고, 이에 안도감을 느끼고 싶어다. 그리고 더 이상 고구마 때문에 불필요한 감정 에너지 소모를 하고 싶지 않아 된다.

본인이 원하는 스포를 확인한 사람들은 신기하게 다음 본편 미리보기를 또 돈주고 본다. 안정감 있게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데, 내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지 스포를 보고 판단하고 원하는 결말과 쾌락을 기대하면서 투자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이 노블 코믹스가 화제성이 보장되니, 이미 결말을 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에도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사들이 늘고 있다. 웹소설에서 잘된 콘텐츠를 웹툰화하니 웹툰도 빵 터진다. 웹툰에서 잘된 콘텐츠를 드라마화와 영화화 하니 이쪽 필드에서도 빵터진다. 화제성은 이미 검증된 스토리이니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야 많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같은 스토리를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뽑아내면, 원래 내용을 알고 있던 사람들도 사로 잡을 수 있고,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즐기던 사람들까지도 확장해서 더 사로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이미 공식화가 되었다.

노블 코믹스의 인기와 스포를 환영하는 현상은 콘텐츠 업계에서 금기시 되었던 스포가 오히려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아직은 섣불리 이것을 확실한 움직임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1년 전부터 이미 드러나고 있다. 유튜브 리뷰 콘텐츠도 스포 없는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의 콘텐츠) 리뷰라고 하지만, 사실 리뷰 콘텐츠 하나 보면, 대충 스토리는 파악이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리뷰 콘텐츠를 통해 어느 정도 스포를 알고 있음에도 거기서 콘텐츠 소비를 멈추지 않고 오히려 본편 콘텐츠까지 즐기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을 포착해서, 어떻게 하면 본편 콘텐츠로 유도하고 매출까지 이어질 수 있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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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머니그라피에서 내가 좋아하는 웹툰 내용을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다루어 주었다. 처음엔 웹툰 내용이기에 이반 콘텐츠를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웹툰에서 얻을 수 있는 203040 세대들의 심리적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상을 보면서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요즘 사람들의 심리와 콘텐츠의 변화 트렌드가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고 얼른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종범 교수님의 인사이트에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역시 배운 사람은 다르다. 그래서 이종범 교수님과 이재용 회계사님의 인사이트에 내 생각을 얹어서 정리해봤다. 당장 내가 하는 비즈니스에 이러한 인사이트는 도움 안될 수 있지만, 현재 젊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 지에 대해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작성해봤다. 다음 편에도 웹툰을 통해 보는 심리적인 인사이트 글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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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머니그라피_웹툰_이종범 교수님 편

https://www.youtube.com/watch?v=Es62xJaWtsU&t=7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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