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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랑 Oct 19. 2024

굿바이, 욘더 - 김장환 작가

미래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소설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유사이래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다. 

사람의 육신은 썩어 없어지겠지만, 정신은??? 

죽어야만 알 수 있으나, 죽은 이는 말이 없다.  


그 궁금증과 답답함으로 

과거의 조상들은 별의별 신비스러운 존재를 만들어냈고, 

그런데 현대 우리들은 별의별 기술들을 만들어 냈다.           

이 소설은 여기서 시작한다. 


이런 류의 소설을 읽다 보면 늘 드는 생각이 있다. 

과학 혹은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인간 너머의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이 사회가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는 가치들의 가치는 과연 영원할까?        

        

소설의 시공간 배경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미래이다. 

지금은 상상만 할 수 있는 것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당연지사 양극화도 일상이다.   

이 소설에도 남녀 주인공은 등장하나, 그들, 그리고 그들의 사연은 별로 중요치 않다. 

대신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바이앤바이 – 일종의 추모 사이트로, 가상현실 안에서 생전의 모습 그대로의 죽은 이를 만날 수 있는 곳.   


당신이 어떻게 교감하느냐에 따라 가상현실 속 죽은 이는 당신이 그리워하는 그 사람을 점점 닮아갑니다. 처음에는 어려워요. 거기 있는 것이 내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이 아니라 생각 하고.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 인공지능은 내가 기억하던 상대의 모습을 더욱 닮아 가죠.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함께 학습하고 있는 겁니다. 

82쪽      


욘더 – 슬픔도 헤어짐도 잊힘도 없는 불멸 천국. 준비 없이 떠나보낸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 영원히 함께할 수 있으나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이별할 수도 있는 곳.  


죽은 이의 정신을 잔뜩 다운로드하여서 그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기술진은 과연 욘더와 소통하고 모니터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187쪽     


더 나아가 인류가 기술을 통해 추구하는 욕망 자체를 아예 해소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된 거예요. 인간이 기술을 통해 최종적으로 열망하는 것은 불멸과 천국이라 생각했어요. 그것을 세상에 가져오기로 한 것이죠. 그것을 아예 소멸시키기로 말이에요. 236쪽           


미래에 대한 상상은 

자칫 대책 없이 뻗어만 나가고 

감당 안 되는 이야기에 스스로가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많다. 

이 책 역시 

작가가 설정한 에피소드 맞춰서 

필요한 기술들을 급조해 만들어낸 듯한 상황이 곳곳에 등장한다.   

그럼에도 

구성이 탄탄하고, 스토리 전개에 억지스러움도 없다. 

무엇보다 그 발상 자체가 너무나 놀랍다. 



시공간이 이미 미래이니, 미래를 논하는 소설이다. 

시공간이 분명 미래인데, 과거가 보이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 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미래적 표현이지만, 이미 과거적 표현이다. 

만약 지금 미래를 소설을 쓴다면, 메타버스 정도가 등장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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