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

by 우아

멀미에 빠져있다. 차를 타고있지 않는데도 딱히 움직이고 있지 않는데도, 멀미는 전정감각과 시각자극의 불일치로 인해 생긴다 그러니 버스가 달릴때는 창밖을 바라보며 내 몸에게 이동중이라는 사실과 이동속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타고 있지 않은 지금의 멀미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건가. 몇일간 멀미에 대해 생각했다. 눈썹이 무겁다고 느껴질때, 손가락이 너무 많다고 느껴질때, 뭔가를 먹어치워 뱃속에 들어찼을 음식물을 떠올릴때, 바람은 차갑고 햇살은 뜨겁고 누군지 모를 사람들을 스쳐지날때, 또 가끔은 여기서 저기로 걸어가는 것조차 실패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솟구칠때 알 수 없는 울렁증에 초 단위로 아찔해졌다. 바람이 부는데도 정면으로 우두커니 서있었기 때문일까 내 시야는 정신없이 내달리는 누군가의 것이지만 몸은 멈춰있었기 때문일까 아님 그 반대인가 지금 나는 보부상이 별명인 나의 친구처럼 너무 많은것을 짊어지려 하나 내 몸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겨우 서있는 것 같고 나는 나의 구경꾼 같았다. 멀미가 너무 커서 나는 그 반경에 담길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니 우리의 영역이 자주 포개어지는 건가, 물의 바깥 세상을 탐내더라도 세상은 공기 없이 물로 가득 채워진 어항이고 우리는 차라리 어인이거나 물고기거나 파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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