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화과가 조금 혐오스럽게 생겼다고 늘 생각했지만 싫어했던 적은 없었다. 엄마는 무화과를 좋아했다. 늦여름의 무화과는 엄마를 떠올리게 했다. 어느 해에 무화과를 먹고서 토를 했다. 심하게 구토해서 얼굴의 실핏줄이 모두 터지는 바람에 응급실까지 다녀왔다. 며칠 뒤 다시 무화과를 먹었는데 또 비슷하게 토를 했다. 그 해 이후로 우리 집에선 무화과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나도록 무화과를 마주칠 때마다 그것은 내가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정말로 그날의 구토가 무화과 때문이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뜯어말리는 가족들을 뿌리치고 무화과 잼을 사서 빵에 발라 먹었다. 달콤한 맛과 슬며시 씹히는 자잘한 씨의 존재감이 마음에 들었다. 그때 엄마는 내가 결국 토했을 때 무엇으로 토사물을 받아낼지를 궁리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몇일 뒤 나는 귀가 길에 요거트 가게에서 무화과가 수북히 얹어진 요거트를 충동적으로 사가지고 들어왔다. 집엔 나와 초코 뿐, 그러니 기회는 지금뿐이라는 계략으로 씻자마자 무화과를 씹어먹었다. 역시 토하지 않았다. 다만 한입 두입 먹고 나니 묘하게 토할 것 같은 맛이었음을 느꼈다. 무화과는 한입 까지가 맛있는 과일, 그 이상은 물리는 맛. 이렇게 나는 무화과를 극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