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아들 집에는 스코티시 폴드 품종의 고양이 조이가 있다.
애교도 많고 사람과도 잘 어울리는 사교적인 고양이이다.
나는 조이에게 선물로 움직이는 물고기장난감을 주었지만 눈길도 주지 않는다.
조이는 머리 끈 이나 바스락거리는 비닐, 종이 상자를 좋아한다. 하루 종일 라면 박스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이의 크고 노란 눈을 들여다 보며, 조이는 무념무상인 것 같다고 했더니 작은 아들은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거란다. 어째든 조이는 무척 사랑스럽다
내가 저를 무척 예쁘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그런데 조이가 만난지 몇일 지나자 나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나를 보면 졸졸 따러 다니면서 놀아 달라 쓰다듬어 달라 떼를 쓰곤 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해 달라는 데로 다 해주었더니 어느날 부터 내 침대 한가운데에 누워 비켜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옆으로 살짝 밀치면 앙탈을 부리면서 다시 제 저리로 돌아와 눕는다.
서열에서 내가 밀린 것이다 이 집에서 자기에게 엄격하게 대하는 작은 아들이 서열 1위 이고 조이가 2위, 3위는 며느리, 4위는 나다.
#큰 아들 집에도 벨라라는 고양이를 기른다. 벨라는 수줍음이 많은 고양이라 첫날 나와 대면 조차 하지 못했다. 하루 종일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다, 밤이되어서야 나의 냄새를 확인하기 위해 몰래 내가 자는 방에 왔다가 내가 고양이 수염의 촉각에 놀라 깨자 후다닥 달아나 버렸다.
친숙해져 벨라를 쓰다듬을 수 있을 때 까지 일주일이 걸렸다,
그러나 내게 갑질은 하지 않았다. 즉 서열상 내가 뒤로 밀리지 않았다는 말이다.#
조이는 당당하게 내방에 들어와 침대를 차지하고 내 물건들을 하나하나 점검했다. 심지어는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가지고 가기도 했다.
매일 밤 내 방에 찾아와 방문을 열어 달라고 조르고 침대에 같이 자다가 내가 조금 뒤척인다 싶으면 안락의자로 가 잠을 잤다.
이 녀석을 마냥 귀여워 하다가는 내가 안락의자에서 잘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엣날 이야기가 하나 생각 났다.
시골 할머니가 서울 아들네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는데. 새벽에 출근하는 아들은 코빼기도 보기 힘들고 손자는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고 ,며느리는 손자 픽업하느라 눈코뜰새가 없어 할머니는 결국 강아지와 대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강아지는 불러도 들은 척도 않고, 쓰담듬어 줄려고 손만 갔다 대도 물려고 하니 마음을 붙일 곳이 없어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가출을 감행 했다고 한다
그 편지 내용은 "잘있거라 4번아 5번은 간다 " 아들은 편지를 들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용을 이해 할 수가 없어 노인정의 할머니들을 찾아가 내용을 여쭈어 보았더니 "이 사람아 1번 은 자네 아들이고 2번은 자네 와이프이고 3번은 강아지 4번은 자네고 5번은 자네 어머니 일쎄, 강아지보다 못한 서열 이 집에서 버텨 무얼 하겠나 하는 마음으로 집을 떠난 것일세 다시 모실려 거든 서열 정리 잘 하게나" 라는 충고를 했다고 한다
그렇다 서열에서 밀린 나도 가출을 감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비록 서열에서 밀려도 조이는 사랑스럽다.
똘망 똘망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면 집사 뭐해 내 부탁 들어줘 하는 표정이 너무 귀여워 무엇이라도 다 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조이에게 너를 사랑하는 진심을 알아주고 보상을 바라면 돌아오는 반응에 대해 서운해 질 것이다 그러므로 진심을 다한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비난 또한 마찬가지다 내 인생에 스쳐가는 사람들의 비판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처 받지 말자
나는 나의 몫을 하고 상대는 상대의 몫만 하면 된다.
내가 비록 조이에게 서열에서 밀렸지만 섭섭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