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유여행
타이베이 식도락 여행 1일차(2)
by
Jan 13. 2025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슬슬 어두워지는 시간 오후 6시
어두워지면 밤이고 밤에는 당연히 야시장을 가야지 하는 의식의 흐름에 맞춰 첫날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깝고, 유명한 라오허제 야시장을 목적지로 정하고, 첫날이니 숙소 주변 지리도 익히고, 역 주변 번화가 구경도 할 겸 시먼딩 지하철역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대만은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대만 여행자 분들이 이지패스 카드를 구입해서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다른 부분을 아끼더라도 이동만큼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여행 기간 내내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임을 익히 알기에 이지패스는 따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첫날을 제외하고 모든 여정은 우버 택시만 이용했고, 생각보다 비용도 많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7회 / 총 1,900TWD 결제)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니, CREMIA라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입니다.
홀린 듯이 들어가 구입한 우유맛 아이스크림 2개, 기념비적인 우리의 대만여행 첫 먹거리입니다.
한개당 150대만달러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약 6,000원으로 꽤나 비싼 아이스크림이지만, 아직 환율에 익숙하지 않고, 지갑도 두둑할 때라 기분좋게 사서 지하철을 타러 내려갔는데..
여기서 대만여행의 가장 중요한 팁 하나 ~!
대만 지하철 역에서는 음식물은 섭취하면 안됩니다. 벌금이 무려 1,500 ~ 7,000 TWD라고 합니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강경하게 말려주지 않았다면, 살면서 가장 비싼 아이스크림을 먹을 뻔 했습니다. 기념비적이었던 대만 첫 먹거리는 이렇게 쓰레기통에 들어갑니다.
라오허제 야시장.
깨끗하고 빠른 대만지하철로 5정거장을 가면 송산역이 나오고, 역에서 밖으로 나오면 바로 라오허제 야시장이 보입니다.
대만 첫 여행임에도 저곳이 야시장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이유는 정말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주말이고 저녁시간임을 충분히 고려해 예상했지만, 지방에 사는 우리들이 한번도 보지 못했던 거대한 인파에 기가 질려버립니다.
호기롭게 가족들을 이끌고 전진을 해보지만, 나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에 따라 내 다리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 탈출을 결심했습니다. 야시장을 완주하지 못한 미안함에 탈출하는 그 순간에도 작은 딸이 원하는 탕후루는 하나 사서 입에 물려주며 여행리더로서의 역할에 충실해봅니다.
나오고 보니 배고프고, 또 아쉬운 마음에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블로그에서 본 적 있는 유명한 화덕만두 가게는 다행히 입구쪽에 있어 얼른 대기줄에 서서 사봅니다.
후추가 많이 섞인 다진 돼지고기로 속을 채운 빵같은 만두인데, 일단 고기 식감이 좋고 화덕에서 바삭하게 구워진 빵과도 잘 어울립니다.일단 후추가 많이 들어가서 아이들 입맛은 아니지만 어른들에게는 꽤 괜찮은 간식입니다.
아이들과 먹을 걸 두고 싸우지 않아도 되니 이것이 바로 요새 유행하는 럭키비키인가 싶습니다.
아직 배가 차지 않았지만, 더 늦기전에 서둘러 숙소로 귀환하며, 이대로 첫날밤을 배고픔으로 보낼 수는 없기에 2번째 옵션, 삼미식당을 찾아갑니다.
최근에 여러 대만여행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식당으로 유명 유투버님이 방문하셔서 한국 관광객 필수 코스가 된 삼미식당이 다행히 숙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늦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숙소에 두고 포장해 오기로 합니다.
가보니 역시나 늦은 시간까지 대기가 있어서 식당에서 먹는 건 어렵고, 대신 포장은 빠르게 주문이 가능합니다. 밝고 친절한 남성분이 입구에서 제법 능숙한 한국어로 주문을 받아 주시는데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단 시그니쳐 메뉴인 대왕연어초밥 3P + 오징어 초밥 3P 세트와 단새우를 주문합니다.
신의 한수라는게 바로 이런 건가요.
이후에 4일간의 일정 중 3일을 삼미식당에 포장하러 왔습니다. 이 메뉴 그대로...
대왕연어초밥이나 오징어 초밥도 맛있지만, 특히 단새우는 입에서 녹아 내립니다.
화덕만두, 초밥, 단새우, 그리고 여행을 기념하는 대만 맥주까지 이렇게 첫째날의 늦은 저녁 상차림이 완성됩니다.
단가
CREMIA 아이스크림 150원
지하철 25원
탕후루 60원
라오허제 야시장(복주세조호초병) 화덕만두 60원
대왕연어초밥 3P + 오징어초밥 3P 460원
단새우 10미 100원
(대만달러에 40을 곱하면 대략적인 한국가격이 나옵니다.)
첫날 저녁상..배고파서..사진찍을 여유도 없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