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잘 다루는 사람들의 공통점

외로움(loneliness)보다 고독(solitude)에 집중하기

by 생각이 과함

소란스러운 술자리에서 빠져나와 현관문을 열 때

문득 밀려오는 기이한 허기가 있습니다.

분명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다 나왔는데,

오히려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지독한 소외감이 고개를 듭니다.


심리학에서는 외로움을 ‘혼자 있는 시간의 양’으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외로움은 원하는 관계의 질과

실제로 경험하는 관계의 질 사이의 간극에 가깝습니다.


심리학자 존 카치오포는

외로움을 ‘사회적 통증(social pain)’이라고 불렀습니다.

배가 고프면 ‘혈당이 떨어졌으니 음식을 먹으라’고

뇌가 배고픔을 느끼게 하듯,

외로움은 ‘관계의 영양분이 부족하다'는 생존의 경고등인 셈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타인과의 연결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는 다정한 사람일수록

이런 외로움의 신호에 훨씬 민감합니다.

그들에게 관계란 삶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외로움이라는 안갯속에 갇히면,

뇌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모든 신호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친구의 답장이 조금만 늦어도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보다’라고 단정 짓고,

가벼운 거절에도 관계의 문을 스스로 걸어 잠급니다.


혼자서도 평온해 보이는 사람들은

사실 외로움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신호를 다르게 해석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어쩔 수 없이 남겨진 단절’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선택한 회복’의 시간으로 바꿉니다.


심리학자들은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을 구분합니다.

고독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는 아주 구체적인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나의 즐거움만을 위해 요리를 하거나,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땀 흘려 운동하는 순간들.

이런 행위들은 타인에게 구걸하던 관심을 나 자신에게로 돌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연결’의 경험이 됩니다.


결국 우리가 외로움이라는 지독한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당장 누군가를 만나 그 공백을 억지로 메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신호가 울릴 때,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대신

타인이 채워주지 못하는 그 간극을,

내가 좋아하는 작은 활동들로 아주 조금씩 메워보세요.

외로움은 당신이 약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당신이 여전히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고

연결되고 싶어 하는 ‘살아있는 존재’라는 증거입니다.


오늘 밤, 외로움이 당신의 문을 두드린다면

이제는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가장 다정한 타인이 되어주세요.

혼자 있는 시간의 질을 높이는 것,

그것이 역설적으로 타인과 더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토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출처:


Baumeister, R. F., & Leary, M. R. (2017). The need to belong: Desire for interpersonal attachments as a fundamental human motivation. Interpersonal development, 57-89.


Cacioppo, J. T., & Patrick, W. (2008). Loneliness: Human nature and the need for social connection. WW Norton & Company.


Cacioppo, J. T., & Hawkley, L. C. (2009). Perceived social isolation and cognition.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3(10), 447-454.


Hawkley, L. C., & Cacioppo, J. T. (2010). Loneliness matters: A theoretical and empirical review of consequences and mechanisms. Annals of behavioral medicine, 40(2), 218-227.


Long, C. R., & Averill, J. R. (2003). Solitude: An exploration of benefits of being alone. Journal for the Theory of Social Behaviour, 33(1), 21-44.


Coplan, R. J., Bowker, J. C., & Nelson, L. J. (Eds.). (2021). The handbook of solitude: Psychological perspectives on social isolation, social withdrawal, and being alone. John Wiley & 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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