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하지만 자랑 스런 요가 수련
여러분은 어떤 운동을 하고 있나요?
저는 오직 요가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가를 한지는 10년이 가까워옵니다. 주민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 중에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지인들과 같이 신청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정적인 동작이 이어지고 침묵이 흐르는 것이 영맞지 않고, 허리가 남들보다 뻣뻣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라인댄스'로 옮겼습니다. 3개월 단위로 신청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선착순으로 달려가야지만 등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특기 중에 하나는 선착순에 강하다는 것입니다. 야간 요가는 하다가 오전에 하는 젊은 강사님이 하는 요가도 신청해서 꾸준히 했습니다. 한 곳에서 너무 오랫동안 하다 보니 책에서 나오는 글귀를 생활에 적용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새로운 곳에 도전을 하는 것이 '뇌를 활성화' 시킨다는 글을 읽고 6년 동안 해왔던 집과 10분 거리의 주민센터에서 20분을 걸어가야 할 수 있는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어렵싸리, 겨우 워키 토키를 방불케 하면서 옮겼습니다. 라인댄스하는 언니들이 추천해 준 곳이었습니다. 제작년 4월 첫날 가니 아무도 없어서 자리를 잡았는데 자기 자리라고 하면서 비키라고 말해서 옆자리로 이동을 했더니 뒤늦게 와서 자기 자리라고 해서 뒷자리가 비어있길래 앉았더니 다른 사람이 지정석이라고 말합니다.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싶었습니다. 그 와중에 나이가 몇 살인지 재빨리 물어보니다. 그래서 '갑자기'라고 말하고 자리를 오늘 오지 않은 사람의 빈자리에서 했습니다. 집에 와서 자리 경쟁의 치열함에 열변을 토했더니 딸이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엄마니까 할 수 있어'라면서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갈 때마다 자리 잡기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 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졌습니다. 요가강사님의 수련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리는 중요해지지 않았습니다. 만나는 지인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3개월 주기별로 프로그램 신청을 하는 날이면 만사를 제쳐두고 급선무로 달려가서 계단에 꼬불꼬불 줄을 서야 했습니다. 겨울에는 차운 바닥에 앉아서 기다리고, 여름에는 땀을 흘리면서 부채질을 했습니다. 참여하는 시간이 오후 5시부터 6시여서 4시에 하는 다른 팀이 있어서 계단에서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복도가 시끄럽습니다. 자신들이 큰 목소리로 떠들어 놓고 어느 순간 조용히 하라고 합니다. 무슨 경우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조용히 기다려야 하는 법인데 오랫동안 봐온 얼굴이라서 일상을 물어보느라 바쁘고 시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한 달 만에 은하언니가 '아무 소리 말고 걍 이 자리에 앉아서 해라'고 합니다. 자리가 생겼습니다. 선생님 바로
왼쪽 자리 모두가 쳐다보는 아주 멋진 자리였습니다. 늘 커피를 갖고 오던 언니인데 갈비뼈를 다쳐서 못 나온
다고 합니다. 저는 또 성격이 좀 급하고 대충 하는 편입니다. 복도에서 만났을 때 '동작을 틀리게 하더라'라고
친절하게 지적을 해 주지 뭡니까? 선생님도 동작이 틀릴 때는 등짝을 스매싱합니다. '이러면서까지 해야 할까? '고민을 털어놓을까 하다가 맨 구석으로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선생님이 왜 자리를 옮겼냐고 물었지만 '비밀'이라고 말하고 다른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구석탱이 자리에서 한 달을 하고 있었는데 늦게 와서 자기 자리이니 옆으로 비키라고 성을 냅니다.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고 나이 많은 꼰대 언니여서 벽바로 옆으로 매트를 펼치고 했습니다. 끝나고 선생님이 와서 '괜찮아요?'하고 등을 두드려주었습니다.
30명 정원이 다 나오면 정말 자리가 없기도 합니다. 다들 나이도 많고 경제력이 되지만 죽기 살기로 이곳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 선생님이 너무 잘 가르친다는 점입니다.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은 '국자 언니' 저의 친정엄마와 동갑으로 87세입니다. 그래도 꼬박 '언니'라고 합니다. 70대, 6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노래교실, 하모니카, 영어 배우기, 헬스, 아쿠아 수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어서 '대단한 사람'들만 모였구나 싶어서 나도 '열심히' , '치열하게' , '꾸준히' 다니고 있습니다. 집이 같은 방향이라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된 74살 영옥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요가 신청하기 살벌하다"
살벌함과 치열함이 있기에 오롯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65세 이상은 한 달에 15,000원 수강료만 내면 일주일에 3번 할 수 있습니다. 저는 3만 원을 지불하지만 그 어디에서 받지 못하는 '고퀄리티의 수련'을 제공받습니다. 코브라 자세, 토끼 자세, 나무 자세, 고양이 자세, 소 자세, 스쾃 등 다양한 자세를 예전에 알았지만 숨을 쉬면서 자세에 집중을 유도하는 맨트가 끝내줍니다. 다른 반에서 30개 했는데 2부는 20개만 시킨다면서 거의 초주검을 방불케 하지만 누구도 불만이 없습니다. 숨을 쌕쌕 고르다가 나보다 나이 많은 언니들은 '하나도 힘들지 않은' 표정에 입이 턱 벌어집니다. 저는 '군사훈련이 따로 없다' 말합니다. 선생님의 인상 깊었던 맨트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어제까지 있었던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이 중요하다. 내려놓아야 한다. 근육을 키워야 한다. 고관절이 중요하다. 어깨관절이 중요하다. 이 동작은 어디에 좋아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보고 하면 안 된다. 아파야 낮는다. 일주일에 세 번 어렵게 시간을 내서 왔으니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등등 정형외과에서 비싼 도수치료받는다 생각했다. 아주 친절하게 한 사람, 한 사람을 배려하면서 진행하는 솜씨가 뛰어납니다.
빈야사를 하거나, 밴드로 하거나, 폼롤러를 쓰거나, 젤링을 쓰는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서 힘차게 열심히 할 수밖에 없도록 이끌어주었다. 무엇보다 요가를 시작한 지 얼마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총알처럼 가버린다. 오롯이 내 몸과 '지금 여기'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어서 시간이 금방 가서 너무 좋았다. 마무리는 물고기 자세를 하고 난 후 '사바하'를 하고 나면 끝난다. 창 밖에 노을이 졌다가, 깜깜해졌다가, 비가 왔다가, 눈이 왔다가 여러번 바뀌어도 변함 없이 요가 수련은 계속됩니다. 내가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