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허그
위로받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누구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들에게 내 고민은 그저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다.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위로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과연 그러한가?
그들에게 내 고민이 그저 하나의 이야기일 뿐인 이유는 그들 또한 고민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진정 나를 위로해 줄 수 있을까?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어색해하고 방법을 모르며 부끄러워한다. 나도 그랬다. 어디선가 자기 자신을 안아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보인 반응은 이러했다. '오글거려..' 해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꽤 지나서 내게 위로가 간절했을 때, 앞전에 말했던 꿈에 대한 포기를 생각했을 때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셀프 허그라는 것을 말이다. 속는 셈 치고 나를 안아봤다. 손이 거의 날개뼈까지 닿을 정도로 강하게 안았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했던 셀프 허그는 굉장히 포근하고 따뜻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제야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날 위해 해준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러분은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해준 것이 있는가? 나는 없었다. 당연히 다른 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나는 다른 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나를 진정으로 위로할 수 있는 건 나 자신이다. 그 말은, 나를 위해 무언가를 진정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나 자신이어야 한다.
당신에게 이런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서 무언가 필요한 게 없냐는 물음에 없다는 대답을 한 적이 있는지. 나는 습관이 된 것 같다. 괜히 부담주기 싫은 것도 있지만 내게 쓰기보다 그 사람 자신을 위해 쓰기 바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 또한 날 위해서 썼어야 했다. 그러지 못하고 미래만을 내다보며 나중에 잘 되면 사야지,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 미루기만 하다가 결국 나 자신을 지치게 만들었다. 셀프 허그를 통해 깨달았다. 나는 나에게 너무 무관심했다는 것을.
작은 식물을 몇 개 샀다. 책도 여러 권 샀다. 내가 좋아하던 것들을 내게 선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예전처럼 다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이게 뭐라고 지금까지 아껴뒀단 말인가. 내게 사과를 해야만 했다. 날 돌보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나는 이 세상에서 나만이 오롯이 이해할 수 있고 위로할 수 있으며 사랑할 수 있다. 그런 나를 너무 오래 외면하고 있던 건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남들에게 위로를 바라는 건 그리 좋은 판단이 아니다. 잠깐의 치료제는 되겠지만 완치제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치료제는 내성이 너무 강하여 한 번 쓰기 시작하면 다음엔 여러 번 써야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여러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완치를 위해서는 눈을 돌려야 한다. 외부에서 내부로,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 첫걸음이 셀프 허그다. 눈을 감고 나를 안아주고 그 온기를 느껴보라. 이 넓은 우주에서 지금 내가 안고 있는 이 존재만큼 나를 잘 아는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그 존재는 지금까지 너무 외로웠을 것이다.
위로받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말한다. 위로받을 곳은 멀리 있지 않다. 언제나 당신의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혼자서 외로웠을 그 존재를 안아주고 위로해 줄 수 있기를. 그 존재에게 작은 선물을 줄 수 있기를. 그것이 순수한 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