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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Aug 29. 2024

왜 글일까?

그대들은 왜 글과 종이를 택했는가

 오늘 오전, 브런치 스토리의 작가 신청이 통과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소중한 글이라. 좋은 말이다. 그런데 내가 소중한 글을 수 있을까? 소중한 글이란 무엇일까? 발전하는 디지털 시대에 영상이 아닌 글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먼저 답을 해야만 앞으로의 글쓰기에 의미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첫 글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생각해 보면 옛날부터 그랬다. 나는 미디어보다 글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아니, 더 정확히 하자면 종이를 좋아했다. 읽을 때마다 한 장씩 넘기는 게 마치 인생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이었다. 물론 그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닌 저자의 인생이거나 책 속 주인공의 인생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글을 써보고 싶었다. 내가 직접 쓰면 내 인생이지 않은가. 내 인생 이야기를 쓰지 않아도 좋았다. 그 글을 쓰는 행위는 내 인생의 일부니까 말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나는 내 인생을 남기고 싶다. 누군가가 내 인생을 한 장씩 넘기며 무언가 깨닫고 공감하고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면, 그게 바로 내가 글로 이루고 싶었던 것들이다. 그렇다. 나는 내 인생 이야기를 통해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물결을 일으키고 싶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사실 내가 처음 스스로 책을 완독 했던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어릴 때는 반강제로 위인전 같은 책들을 읽기는 했지만 내 스스로 읽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다들 알만한 책이다.

『어린 왕자』

책 속의 표현력과 스토리텔링은 내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날 이후 나는 외국 동화를 시작으로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글쓰기 대회를 한다고 했다. 학교 일정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이 소식을 대회 당일 날 아침에 알게 되었고 참가해보고 싶어 급하게 글을 썼다. 그때 처음으로 글을 써 본 것이다. 결과는 장려상이었다.

 "나쁘지 않은데?"

 급하게 제출한 것 치고는 결과가 좋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날, 초월적인 존재가 내게 글을 쓰라고 힌트를 건 아니었을까.


 특히 내가 글을 쓰고 싶었다고 생각한 건 입대 후 독서 시간이었다. 에세이, 단편소설을 위주로 읽으며 지친 군생활에 위로를 받았다. 책의 힘은 위대했다. 영상으로 주는 감동과는 차원이 달랐다. 저자가 직접 쓴 글자에는 한 글자마다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 글자들은 내 인생을 이해해 주고 다 괜찮다고 얘기해 줬다. 그렇게 매일 밤, 나는 글자에게 하루를 위로받았다. 글자에게 감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나는 글자로 감정을 쓰고 싶어졌다. 어쩌면 내가 걸어왔던 길을 지금 걷고 있을 이들에게 위로를, 이미 걸어본 이들에게는 공감을, 아직 걷지 않은 이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싶다.


 소중한 글이란, 감정이 담긴 글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내 인생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보고자 한다. 소중한 글이 될지 평범한 글이 될지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여러분이 정해주었으면 한다.

이런 기회를 준 브런치 스토리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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