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직장인의 가장 일반적인 낙은 휴가와 맛집 탐방이다. 그 중에서도 맛집탐방이 가장 일반적이고 확실한 행복이다. 여행은 돈을 모으고 연차도 써야하고 자주 갈수 없지만, 맛있는 음식먹는 일은 드는 돈도 여행에 비하면 적고, 자주 경험할 수 있다. 음식은 위장을 빨리 채워 준다. 여행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고 먹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 어딨나.
여행은 자주 할 수 없고, 음식은 살이 찐다는 단점이 있다. 사실 평생 통통족으로 살아왔다. 20~30대때에도, 결혼 직전에도, 큰 변화 없이 통통함을 유지(?)했다. 보통 연애와 메이트 찾기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시기에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기 마련일텐데, 다행히 이성애자로서 만난 남자들은 마른 스타일보다는 풍만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남자들이라서 내 몸매가 연애에는 크게 악영향은 없었다. 누구나 인생 다이어트 한다는 결혼준비기간에도 어찌저찌(?) 넘어갔다. 결혼날 아침 미용실에서 턱보톡스 안맞고 왔다고 좀 혼나긴했지만, 통통한 신부를 배려한 드레스를 입고 포토샵의 힘을 빌어 결혼사진도 무난히 남겼다.
(객관적으로 체중감량이 필요한 과체중이었음에도) 평생 다이어트나 체중감량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온 내가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결심한 것은 39살의 봄이었다. 인성 더러운 상사를 만나 나날이 화가 늘던 어느날, 이 화를 자기 파괴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의지가 약해질까봐 홧김에 바디프로필도 예약했다.
다이어트에 돌입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애 둘의 존재도 무시못하는 요인이었다고 우겨보자) 원래 하던 크로스핏을 더 열심히 나갔고, 저녁에는 PT까지 끊어서 가열차게 다이어트를 했다. 식단한다고 주말내내 채소를 굽고 쪄서 얼리고, 막판에는 아몬드 갯수까지 새고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않는 날도 포함된 식단을 유지했다. 아마 남편과 아이들에게 신경질도 엄청 났을 것이다. 식사를 제한하다가 갑자기 회식을 하니 속이 부대껴 온통 토하고 부축받아 병원에 가기도 했다. 운동하다 울기도 했다. 업무 스트레스가 있는데 맛있는 것도 못먹고 육아는 해야하지 운동도 해야하니, 너무 힘들어서 선생님이 시키는 운동을 하다가 울었다.
예정된 촬영을 2~3번 미루다가 (예약을 미루는 것도 돈이 들더라) 결국 바디프로필 촬영에 성공했다.
12kg 감량을 한 것이다. 물론 사진작가 인스타그램에 올라갈 만큼 상위 몸매는 아니었지만 평생 처음 가져보는 몸매이긴 했다. (그만큼 평생 통통하게 살아왔다) 거의 6개월 간의 프로젝트 였던 만큼 성공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보정본을 받아 sns에서 올리고 애 둘인 엄마 직장인이 정말 대단하다는 댓글 받고 아주 어깨가 으쓱했다. 뭔가를 해냈다는 자신감이 앞으로의 삶에 큰 자산이 되리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바프촬영후 3개월이 지나자 다시 살이 붙기 시작했다. 몸이 가장 익숙했던 상태, 가장 오래 유지했던 몸매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항상성이 발동했을 테다. 바프 촬영후 1년 반이 지나자, 오히려 바프 전의 후덕한 몸매로 완전히 돌아가버렸다. 돌아갔으면 다행인데 그걸 넘어서 그 전 몸무게보다 4kg정도 더 체중이 늘었다.
회사생활의 스트레스를 건강관리의 동력을 삼은 것은 바람직했지만, 어떤 목표를 잡고 노력을 했고 그 도전에 성공을 했지만, 그 변화가 삶 전체에 지속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생각. 보여주기 식은 곤란하다는 생각. 행복찾기 여정에 의미있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