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다

잔상들 1

by 크리스 한

오늘 아침엔 모든 것이 짠했다


내 옆에 돌아누운 남편의 뒤통수도

아침 하기 전 불 꺼진 부엌도

밤새 폭우로 흠뻑 젖은 나무도

이른 새벽 출근을 하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도 짠했고


돌부리에 넘어져 하염없이 자신에게 올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며

힘 없이 맨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할머니도 짠했고


휑한 길거리 버려져 있던 의자에

할머니를 앉히고 돌아서던

내 마음도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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