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장
독립 이후에 처음으로 인생의 굴곡점을 맞이했고 새로운 관계를 맺으면서 조금 성숙해질 수 있는 시기 었습니다. 새로운 경험과 학교, 일에 집중해 오던 일상에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인생의 의미를 배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죠.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학업,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만들어가는 세상인만큼 사람을 통해 배우고 기대며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뭐든지 혼자 해야 한다는 강박에 갇혀서 누군가에게 기대고 도움을 구하는 일이 어려웠던 저에게 세상에 기대는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누군가에 무엇을 받으면 받은 만큼 보답을 해야 한다는 성향을 버리지 못했지만, 나의 아저씨 드라마에 나온 대사 ‘너무 깔끔하게 살 필요는 없다’라는 말처럼 좋은 어른들을 만난 덕분에 마음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도움이 되어준 사람들에게 갚아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온전히 감사하며 나를 더 가꾸는 일이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 준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렇게 인생 공부에 집중하다 보니 무난한 하루하루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에 나름 이뤄낸 것도 많고 여러 경험을 해보았다는 자부심과 스스로 조금은 어른이 된 듯한 마음 때문인지 도쿄에서의 생활은 다 적응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었죠. 서서히 지쳐가고 있던 도쿄에서의 생활에 다양한 시간이 새로운 자극이 되어주었어요. 체인점 카페가 아닌 개인 카페, 항상 먹던 체인점 덮밥 집이 아닌 레스토랑, 늘 산책하던 동네 공원이 아닌 넓고 고요한 공원. 비록 도쿄 시내였지만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유학은 학문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문화도 공부하는 것이구나라고 다시 깨달았어요.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 그리 멀지 않은 지역으로의 이동만으로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일본은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구나라고 느낄 쯤에 이제는 진로를 확실히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다시 찾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