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와 눈을 맞추다

쑥섬 이야기 79

by 명재신

물고기와 눈을 맞추다


'메테이가 뭘까?'


저는 아직까지 그 물고기에 대한 이름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물고기는 아주 조그만 바다 물고기로 유년시절 쑥섬 마을 앞 선창가 계단에서 게고동을 깨서 그 게고동 살을 미끼로 삼아 잡던 여리고 작은 물고기였습니다.


'갯메테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갯메테이'라고 하는 물고기를 잡을 때는 다음과 같은 노래도 함께 했었습니다.


챙고 챙고야

무챙고야

한 바뀌 도팎이나

물어다 줏씨요


이 노래는 쑥섬에서 나고 자란 모든 어린아이들이 유년시절에 그 '갯메테이'를 잡으면서 부르던 노래였습니다. 누가 지었는지 언제부터 부르게 되었는지를 모르는 노래였지만 선창가 계단에서 게고동으로 '갯메테이'를 잡을 때에는 늘 그 노래를 불렀드랬습니다.


'한 바뀌 도팎'에서 '도팎'은 작은 바위 또는 작은 돌이라는 의미는 알겠는데 '한 바뀌'라는 말이 그 '도팎' 앞에 붙어서 하는 역할이나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유추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커다란 바위만큼이나'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려니 지금껏 그렇게 생각을 해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쑥섬에는 '메테이'라고 하는 물고기가 몇 종류가 더 있었습니다.


마을 선창가 계단에서 잡히던 '갯메테이', 쑥섬의 '뒷먼/뒤쪽 벼랑'의 '중빠진 굴'에 있는 둠벙에서만 만날 수 있는 '붙메테이/붓메테이'와 쑥섬의 '방천/쑥섬마을 길'에서 잡을 수 있는 '참메테이' 그리고 배를 타고 낚시를 할 때 잡히던 '바닥메테이'가 있었습니다.


'메테이가 무슨 물고기일까?


딸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지난 주말, 가족과 친지들과 지인들이 함께 한 '물고기와 눈을 맞추다' 출판 기념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커피 한 잔을 나누던 자리에서였습니다.


'물고기와 눈을 맞추다' 부제 '낮게 더 낮게'라는 책이었습니다.


물고기 탐사를 하는 여정에서 딸아이는 물고기들과 어떻게 하면 함께 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다가 드디어 그들의 눈높이에까지 도달을 하고 함께 눈을 맞추면 물고기들은 경계심을 풀고 다가와 제 모습을 온전히 보여 주었음을 체득하는 여정을 그 책속에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를 낮게 그리고 더 낮게 낮추어야 자연의 본래의 모습과 본연의 생태를 살펴 볼 수가 있다는 작은 깨달음을 이야기 하고 있는 아주 소중한 책 출간이었습니다.


딸아이는 쑥섬을 자주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생태학자로서 쑥섬의 구석구석에서 살아가고 있는 온갖 생명들에 물상들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가지면서 이들을 관찰하고 탐사를 해 왔습니다.


쑥섬의 갯벌에서 사는 작은 생명들에게 늘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하던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쑥섬의 갯벌에서도 고향집 뒤안의 샘 가에 사는 민물게에 대해서도 '우끄터리'의 '초분골'에도 서슴없이 들어가 거기에 사는 '민물달팽이'에게도 '쌍우물' 아래에 사는 작은 물고기에도 늘 관심을 갖고 사진을 찍고 기록을 하는 아이였습니다.


딸아이는 그 중에서도 쑥섬에 들어가 다른 생물들의 생태를 관찰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쑥섬을 시작으로 이제는 세상 밖으로 나오는 터닝 포인트로서 지난 주말의 출판기념회를 계획한 딸아이는 스스로 세상에 자신을 알리는 시간으로 딸아이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는 대단히 의미 있는 하루였습니다.


큰누님은 자형과 함께 한 달음에 달려와 함께 축하와 응원을 해 주었으며 늘 좋은 말씀으로 위로를 해 주던 둘째누님도 기꺼이 달려와 축하를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수 동생은 여수의 막내누님의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더운 날씨임에도 만사를 제치고 올라와서 조카의 첫 출판을 축하하고 함께 기뻐해 주었습니다.


아내와 직접 출판기념회 도안을 만들어 붙여주고 출판기념회의 사회를 멋드러지게 보아준 두 동생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언니에게 박수를 보내 주었습니다.


'아빠, 메테이는 '망둑'일 거 같아요'


딸아이는 생태학자답게 생물도감을 뒤져서 민물고기에도 그런 물고기가 있다면서 바닷가의 민물이 유입되는 근처에 서식을 하는 곳에 사는 물고기들은 민물고기들이 조상이었을 것이라면서 사진을 보여 주었습니다.


도감에 있는 사진을 보여 주며 쑥섬 마을 앞 선창가에 사는 '갯메테이'는 '줄망둑'이고 '뒷먼 중빠진 굴 둠벙'에 사는 '붙메테이'는 '검정망둑'일 거라는 의견을 내어 놓았습니다.


'갯메테이'라고 쑥섬에서 부르던 이 물고기는 '줄망둑'이라고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쑥섬의 '뒷먼 중빠진 굴'의 둠벙에서만 살던 '붙메테이'는 '민물검정망둑'과 같은 물고기였습니다.
쑥섬에서 '참메테이'라고 부르는 '문저리'는 '문절망둑'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참메테이'라고 부르는 '문절이'는 '문절망둑'이라고 했습니다.


'챙고 챙고야'를 읊조리며 부르던 '갯메테이'라는 작은 물고기의 '본명' 또는 '학명'을 알아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것은 쑥섬에 살고 있는 생명들이 남해안에서 관찰되고 더 나아가 한반도와 일본 그리고 중국의 연안에서도 서식을 하는 물고기의 종이었다는 사실까지도 알아내는 순간이었습니다.


저의 지근거리에 그런 생명들을 찾고 이름을 붙여주고 그리고 다음 세대에까지도 이어지게 해주는 전문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챙고 챙고야

무챙고야

한 바뀌 도팎이나

물어다 줏씨요


저는 다시 한번 그 노래를 불렀습니다.


'챙고 챙고야 무챙고야' 이것은 아마도 '챙고'라고 하는 물고기를 부르는 소리이거나 그런 물고기를 관장하는 바다의 신에게 '갯메테이'를 많이 잡게 해 달라고 소망을 하는 소리일 듯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노랫가락은 분명 뜻하고 있는 소망을 이루게 해 달라는 염원이 담긴 말이기도 했을 거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생태학자를 꿈꾸는 딸아이에게 불러주었습니다.


세상에 자신의 현재를 알리면서 늠름하게 세상으로 나서는 딸아이가 고맙고 대견하여 박수를 보내면서 꿈꾸는 소망을 이루게 해 달라는 마음을 담아서 '챙고 챙고야'를 다시 한번 더 불러 주었습니다.


챙고 챙고야

무챙고야

한 바뀌 도팎이나

물어다 줏씨요.



<물고기와 눈을 맞추다>

- 명라연 양의 책 출간을 축하하며


세상은 늘 위에서 내려다 보며 살고자 하지

높이 더 높이 올라야 한다고 열심히들 살고 있지

오르기에 익숙한 사람들 속에서 시간들 속에서

아무도 가지 않는 한적한 하천에 시골 냇가에

쪽대를 들고 수경을 쓰고 그리고 잠수복까지 입고서

물 밑까지 내려가 물고기들과 눈을 맞추는

생태학자를 꿈꾸던 아이야

꿈을 이루기 위해 가던 길에서 잠시 허방을 짚었구나

그러나 그 또한 더 단단해지는 것이었으니

다시 나서는 길 다시 가고자 하는 냇가에 그 물속에

친구를 기다리고 있을 온갖 생명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오늘 여기 그 첫걸음을 다시 시작하는구나

수많은 민물고기들과 다시 눈을 맞추러

오늘 여기서 첫 페이지를 여는구나

눈을 다시 뜨는구나

가는 길 가는 곳마다 기다리고 있을 눈들이

함께 빛이 나는구나 함께 꿈을 이루겠구나.

2025. 7.26


딸아이의 책 출간을 축하하며 언젠가는 쑥섬에 사는 물고기들과 여러 생명들도 탐사해서 기록해 주기를 바래 보았습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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