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섬이야기(80)

'목넘에' 석양 보러 가요

by 명재신

'목넘에' 석양 보러 가요


'쑥섬 8경'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말 그대로 쑥섬의 8군데 멋지고 의미있는 곳을 말합니다. 쑥섬 탐방을 나서게 되면 그곳을 찾게 되고 가능한 한 그곳에서 추억 사진을 많이 찍게 되지요.


쑥섬 8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1경 난대원시림

육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남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수백 년 된 난대수종이 우거진 원시림


2경 환희의 언덕

해발 80m 언덕에서 거문도와 청산도가 보이며, ‘쑥섬 인어’와 ‘삼형제 절벽’이 있는 포토 명소


3경 바다 위 비밀정원

별 모양으로 디자인된 정원에 400종 이상의 꽃들이 사계절 피어나는 해상 정원


4경 일몰

시산도, 수락도, 금산도가 보이는 장쾌한 서바다 풍경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석양 명소


5경 성화등대와 해안절벽

성화 모양의 등대와 함께 신선바구, 중빠진 굴 등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절경


6경 동백길

200~300년 된 우끄터리 동백나무들이 줄지어 있으며, 3~4월에는 땅에서 피는 동백꽃을 볼 수 있음


7경 수국길

6월이면 수국이 만개해 바다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꽃길이 펼쳐짐


8경 사랑의 돌담길

150년 된 전통 돌담길로, 연인과 친구들이 함께 걸으면 사랑과 우정이 깊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길


물론 8경 말고도 아직까지 공개되어 있지 않은 멋진 곳들이 더 있지만 우선은 위의 장소만 찾아도 탐방길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가 있습니다.


그 중에 '제4경'이 '일몰'이 있습니다.


일출이나 일몰은 언제 어디서 보아도 절경이고 멋진 풍경이기는 합니다만 쑥섬에서 내려다보거나 건네다 보는 일몰은 말 그대로 '일품'입니다.


하지만 일몰 시간이 되면 대부분의 탐방객들은 쑥섬에서 나로도항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일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을 방문하기가 쉽지만은 않기에 여기에 소개를 해 드립니다.


쑥섬의 일몰을 조망할 수 있는 명품 장소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목넘에/목넘애'입니다.


여기서 '목'은 사람의 목과 같이 길고 가느다란 지형을 말합니다. '넘에/넘애'는 '넘어가다'라는 의미와 '너머'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목넘에'는 좁다란 지형의 있는 곳을 말합니다.


그곳은 바로 '쑥섬'과 '작은섬' 사이의 '물목'을 말합니다. 바로 아래의 그림에 표시된 곳입니다.

쑥섬은 2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섬을 '쑥섬'이라고 하고 왼쪽의 섬을 '작은섬'이라고 합니다. 그 사이의 물목을 '목넘에'라고 합니다

원래 ‘목넘에’는 바닷물이 넘나드는 ‘물목’이었습니다.


왼쪽의 '작은섬'에도 밭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작은섬'에 밭일을 갔다가 밀물이 되어 물이 차게 되면 조류가 거세게 흘렀기 때문에 건너올 수도 건너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는 커다란 돌로 징검다리를 놓아두고 어느 정도 물이 차도록까지는 돌로 된 징검다리를 통해서 오갈 수가 있었지만 그 이상 물이 차면 도리없이 물이 빠지도록 기다렸다가 건너오거나 건너가야 했습니다.


지금은 그 물목으로 넘나드는 파도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로 방파제를 쌓아서 돌로 된 징검다리를 만나볼 수가 없게 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곳을 자주 찾는 것은 '목넘에'가 일몰만이 아닌 '작은섬'의 절경을 눈앞에 두고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목넘에'에서 건너다 보이는 '작은섬'의 해식절벽의 절경입니다. 저 절벽으로 오르는 파도를 '해암' 화백은 평생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여기 이 자리에서 늘 쑥섬사람들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구조물이 바로 징검다리를 대신해서 물목을 막은 방파제입니다.
'작은섬'으로 가는 길입니다. 걸어서 왼쪽에 보이는 '작은섬 방파제 등대'까지 쑥섬사람들은 화전놀이를 하러 갔더랬습니다.


이곳을 눈 앞에 두고 나로도의 서양화가 해암 최주휴 화백은 젊은 시절부터 '작은섬'의 해식절벽인 '솔빝바구'를 그리기 위해 수시로 찾아들어오셨습니다.


쑥섬의 출향인들도 모처럼의 귀향길에서는 반드시 '작은섬 목넘에'를 찾아와 사진을 찍고 가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등대가 '작은섬 방파제 등대'이며 등대 즈음에 보이는 튀어나온 곳은 '노랑바구'라고 부르는 곳으로 원투낚시로 '매추리/모래무지'를 많이 낚는 낚시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곳이 바로 '제4경 일몰'을 내어다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곳입니다.


쑥섬을 찾을 양이면, 그것도 어떻게든 1박을 하실 일이라면 '작은섬 목넘에'를 찾을 일입니다. 그곳에 가면 쑥섬의 최고의 시간을 맞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물목을 막아놓은 방파제 길이 조금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변의 경치와 어울리는 일몰 장면은 쑥섬을 찾는 모든 분들께 숨어있는 비경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목넘에 해넘이


두 개의 창문을 통하여

하나를 둘로 나누어 보는 저녁이

내리고 있다


오늘은 뿌리 채 뽑혀 흐르고 싶다

떠돌고 싶다 이제 키를 키우는 것보다

시간을 따라가야 할 시간


진정 몇이고자 세상에 나섰던가


목넘에 파도처럼 밀려오는 붉은 노을

밀려 나온 객수의 미역줄기나 건지려고

아직도 어둠의 시간 속으로 흐르고 있는가


홑잠벵이 차림으로 살아가는 세월 속

목넘에 노을은 시나브로 지워지고,


거기

살아있는 빛깔의 어둠이

유성처럼 별빛 같이 돋아나고 있다


- 출처 : 제4 시집 '쑥섬이야기' 중 38페이지 인용



쑥섬 8경 중에 제 4경인 '일몰'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여기 '목넘에'입니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