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이 얼면

- 오늘 한강은 60

by 명재신

저 강이 얼면

- 오늘 한강은 60


아직은 어림도 없다

춥다 춥다 해도 저 강이 얼려면

열흘은 족히 추워져야 한다는데,


저 강이 언다면

그대의 손을 잡고

하루종일 위로 얼음을 지쳐서

제일 먼저 버선발로 그대를 맞으로

걸어서 건너가리,


북한강이든 남한강을 거쳐

처음 길을 나섰던 태백산 꼭대기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을 살고 있는

주목朱木에 피어있을 눈꽃같은

그대의 입술에 입맞춤하리


저 강에 얼음이 언다면

우리 지치고 고단한 삶

모두 내려두고 저 강으로 돌아가


얼어붙은 세상에 구멍을 내어

빙어, 송어, 잉어, 가물치

이 겨울 강에서 쓸쓸할 생명들과 교신하여

저 강을 펄떡이게 하면서


연도 날리고 팽이도 치고

얼음 지치기도 하다가

지독한 독감에 걸려

석 달 열흘 자리 보전을 하더래도


편안한 시간 속으로

우리 시원始原의 시간에 떠나왔던

저 깊은 강으로

그대와 함께 되돌아가리


저 강이 얼면,



한강이 얼면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저 한강이 얼면 우선은 걸어서 한번 건너보고 싶습니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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