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마다 소중한 나의 몸

by 아그배나무

몸의 출발은 하나이다

몸은 하나의 수정체에서 나왔다.

머리, 몸통, 팔과 다리 및 오장육부도 한 점에서 출발한 것이다.

수정체는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가 만나서 이루어진 것이다.

정자만 있으되, 난자가 없으면 씨앗은 있으되 뿌리내릴 밭이 없는 것이요,

난자가 있으되, 정자가 없으면 밭은 있으되 씨앗이 없는 것이다.

하늘 아래 오직 하나뿐인 나의 존재.

내가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숨 쉬고 웃고 있을 수 있는 것은 나를 있게 한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뇌 속에 불이 켜지면 오장육부와 몸통이 기지개를 켠다

피가 온몸으로 돌 면 생명이 흐른다

생명활동의 핵심은 먹고 숨 쉬는 것으로 자연이 몸속으로 들어와 여행하는 것이다.

숨을 마실 때 자연은 산소를 생명의 선물로 준다.

내쉴 때 이산화탄소를 얻어 다른 생명체에게 가져다준다.

먹거리는 자연이 준비해 둔 선물이지만 또 다른 생명체이다.

몸속으로 들어와 내 몸의 일부로 환생한다.

가슴이 고동치고 맥박이 뛸 때 뇌 속엔 마음의 불꽃이 인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 시선이 향할 때 영혼이 숨 쉰다.

눈과 귀로 예술의 향기를 맛본다.

눈을 통해 고전을 읽는 동안 뇌 속 사랑방엔 선현들의 정담이 오간다.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이 너와 나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인체의 각 기관은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다

사람은 하늘 아래, 땅 위에서 살아간다.

햇빛, 공기, 물 그리고 땅 위의 생명체들과 공존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숨을 쉬어야 하고, 먹어야만 한다. 생명체의 본질이다.

산소는 숨 쉬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몸속에 저장된 에너지원(glucose)을

사용할 때는 산소가 결합해만 비로소 쓸 수 있기 때문이다(oxidation).

생명 활동의 핵심이다.


음식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한다. 몸통과 팔다리가 있는 이유이다.

숨을 쉬고, 음식물에서 영양분을 흡수해서 내 몸에 쓸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오장육부가 필요한 이유다.

그중 공기를 몸안으로 들이는 과정은 호흡기계가 작동한다. 육지의 공기를 마시기 때문에 코와 폐가 있다.

사람도 물속 생활을 해왔다면 그것 대신 아가미가 필요했을 것이다.

음식물이 몸속을 통과하는 동안 영양분을 흡수하고 배출해야 한다.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계가 필요한 이유다. 영양분과 산소를 몸속 곳곳에 배달해줘야 한다. 심장과 혈관을 비롯한 순환기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 모든 기관의 컨트롤 타워가 뇌이다.

뇌가 있는 곳이 머리이다. 중요하기 때문에 두껍고 단단한 재질의 뼈로 되어 있다. 뇌뿐만 아니라 내장기관들을 보호하기 위해 뼈대로 둘러싸고 있다.

사람은 공중으로부터 내리누르는 압력(대기압)을 받는 데다, 발아래 지구 중심 방향으로부터 중력이라는 힘으로 당겨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힘으로부터 몸이 찌그러지지 않기 위해 뼈가 단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웬만큼 센 힘으로 치지 않으면 잘 부러지지 않는다. 중력은 체중을 느끼게 하는데, 그래서 하체의 대퇴골은 두껍고 아주 튼튼하다. 만약 이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풍선처럼 몸이 둥둥 뜰 것이다.


몸, 몸통과 팔다리, 얼굴 그리고 오장육부 등 모든 기관의 기능은 뇌의 통제를 받는다. 신체 각 부위가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도 결국 뇌의 명령 속에 있다. 뇌의 명령을 신체 곳곳에 전달해주는 통로가 신경망(neural network)이고 전달자가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다.

이외에 몸은 호르몬을 통해 조절한다. 분비되는 곳은 흉선, 갑상선, 부신피질, 난소 등이며 이동로는 혈관인데 혈액과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몸은 체온, pH, 전해질 등을 늘 일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항상성(homeostasis)'이라 한다.




나를 위해 내 몸 곳곳이 협조한다

몸속으로 들어온 음식물에서 필요한 것만 골라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입만 있어서는 안 된다.

음식물이 바로 에너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로 쓸 수 있기 위해서는 음식물도 내 몸의 구성 원소와 같은 형태가 될 때까지 해체 분리되어야 한다.


먼저 입에서 잘게 쪼개고 으깬다. 입에서도 찢고 쪼개는 앞니, 송곳니 그다음 단계로 으깨는 어금니가 담당한다. 그래서 앞니가 맨 앞에 있고 어금니는 그 뒤에 있어만 하는 것이다. 분쇄되고 으깨진 음식물에서 필요한 성분을 더 잘 뽑아내기 위해 액체와 잘 버무려서 녹일 만큼 녹인다. 그곳이 위장이다. 액체 중에 산성이 높은 것이 잘 녹일 수 있어서 위액은 산도가 높다. 보다 잘 버무려지기 위해 근육질의 위장 근육이 요동친다. 평활근인데 3겹인 데다 두꺼워서 주무르고 반죽하는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제 몸속으로 잘 흡수될 수 있도록 최소 단위인 영양소로 바꾸어 놓았다. 이것을 소장이 받아들여서 몸에서 사용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 간이다. 필요한 에너지는 사용하고 나머지는 간에 저장해놓거나 근육에 저장해놓는다. 영양분이 빠져나가 음식물 찌꺼기는 대장에서 잘 처리해서 분리수거한다.


수분은 신장에서 거른 다음 방광에 모았다가 요도로 빼낸다. 이것이 오줌이다. 그 외 고형물은 직장, 항문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이것이 변이다. 이른바 똥이다. 소변이나 대변이 통과하는 대장, 소장들은 근육으로 되어 있다. 운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능이 잘 안 될 때 변비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에 몸 밖으로 배출할 때도 시간과 장소를 잘 가려줘야 한다. 사회생활 중에는 중요하다. 소변은 요도로 대변은 항문으로 나간다. 나가게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조절하기 위해 모두 괄약근이 있다.

이렇게 몸밖의 음식물이 몸속으로 들어와 통과하는 동안 몸에 필요한 것만 추려 흡수하는 기관을 소화기라 한다. 입, 위장, 소장, 대장, 간, 항문, 모두를 소화기라고 하는 이유다. 각 기관끼리 협동이 필요한 이유다.


처리의 순서가 있고 과정에 따른 각기 다른 장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

신체 각 부위가 어느 것 하나 기능하지 않는 것이 없다. 소중하다.

모두 이 한 몸을 위해 빈틈없이 움직인다. 위대한 생명의 교향곡이다.

소중한 움직임은 마지막 숨과 함께 멈춘다.




몸은 땅의 일부로 돌아간다.

살아온 흔적은 자손에게 넘겨준 DNA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기질, 성격, 건강, 재능 등을 빼곡히 압축해서 넘겨준 것이다. 물론 배우자의 것과 섞여서 그중 선택된 것만 자식에게 남아 있을 것이다. 가족과 지인들의 머릿속에는 추억으로 흔적을 남긴다. 정신적 울림이 클수록 많은 사람, 많은 세대의 마음속에 흔적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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