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에는 고유의 5가지 맛이 있는데 5미(五味)라 하며 담미(淡味)까지 합쳐서 6미(六味)라 한다. 단맛(甘味), 쓴맛(苦味), 짠맛(鹹味), 매운맛(辛味), 신맛(酸味), 담담한 맛(淡味)이 있으며 떫은맛(澁味)이 추가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맛에 따른 인체의 변화가 있다고 보며 치료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단맛은 맺힌 것을 풀어내는 작용이 있어서 근육통에 사용한다. 쓴맛은 기운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기 때문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데 사용한다. 짠맛은 굳은 것을 부드럽게 한다. 매운맛은 발산시키는 작용이 있으며 신맛은 조여들게 하여 수렴시킨다. 약초 속에는 한 가지 맛만이 아니라 몇 가지 맛이 섞여 있는 경우도 많다. 맛에 집중하면 섬세하게 분별이 될 것이다.
약초향 느껴보기에서 향은 후각을 통한 뇌 자극으로 마음에 영향을 준다. 약초차 맛보기는 보다 입체적이다. 마시기 전에 약초차의 색깔을 보는 시각, 마실 때 혀를 통한 미각, 마신 후 오장육부에서 일어나는 감각이 통합적으로 일어난다. 몸에서는 심박수가 증가하거나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손발이 따스해지는 변화가 있다. 몸의 변화는 마음에 영향을 줌으로써 편안한 마음,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끈다. 몸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약초는 그 촉진자인 것이다.
약초차 달이기
물 500ml, 약초 30~50g 달이는 시간은 약초의 성질에 따라 다르다. 두껍거나 딱딱한 경우는 미리 물에 담가 둔 다음에 1시간 정도 달인다. 물이 많이 줄어들면 보충하도록 한다.
잎사귀 종류나 계피 등 향기가 있는 방향성 약초는 미리 물을 끓인 다음 약초를 넣고 10~20분간 달인다. 향의 소실을 막기 위해서이다.
(*약초가 산지 또는 제품에 따라 품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맛이 무디면 양을 늘려서 달이도록 한다)
약초차 맛보기
약초 특유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식후 2시간이 지나서 속이 비어 있는 상태가 좋다. 맛은 냄새와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감기나 비염 등으로 코막힘이 있을 때는 세밀한 느낌을 갖기 힘들 수 있다. 편안하게 앉고 약초 잔을 마주한다. 허리를 세우면 집중하기가 쉬워진다.
어깨의 힘을 빼면 이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맛에 집중하기 좋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향과 맛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약초차의 색깔을 눈으로 보면서 음미해본 다음 코로 냄새를 맡아본다. 맛은 혀를 통해 느끼는 맛과 코를 통해 느끼는 냄새가 합쳐져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약초차를 입속에 넣고 혀로 음미해본다. 혀의 어느 부위에서 더 느껴지는지 지켜본다. 혀의 부분에 따라 각각의 맛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맛은 혀 끝, 신맛은 혀 양옆, 짠맛은 혀 가장자리, 그리고 쓴맛은 혀의 뒤쪽이다.
약초차 맛보기는 과학적 데이터를 얻기 위한 실험이 아니다. 약초에는 단일한 맛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맛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선입견으로 맛을 예측하지 말고 어떤 맛들이 섞여 있는지 느껴본다. 감각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자료나 타인의 의견에 매이지 말고 자신의 느낌에 집중해본다. 마음을 일으키는 몸 작용의 수단으로 약초차의 맛을 활용하는 것이다.
맛이나 향에 의해 몸에서는 미각이나 후각세포를 통해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음의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주의사항
1. 약초에 따라 자극성이 강한 것이 있으므로 체질과 증상에 맞지 않을 때는 피하도록 한다.
2. 효과에 기재된 내용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참고로만 이용한다.
치료 자체를 목적으로 할 때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