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쉽게 이끌어 내는 방법
생각할 때의 눈빛을 보라.
밖으로 나오기보다는 안으로 들어간다. '그윽한 눈매'는 생각이 깊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눈빛이 밖으로 나오는 것은 몸속의 것이 몸 밖으로 표출될 때 그러하다. 뇌 속의 생각이든 말이든 말이다. 잘 정리된 상태에서 말할수록 기운이 밖으로 뻗어 나간다. 눈빛이 강렬하고 목소리에 힘이 담겨있다.
생각과 눈빛 그리고 말의 일체감이 있다. 표현이 간결하다. 목소리의 억양과 톤이 듣기에 좋은 리듬감을 갖는 것이다.
2017년도에는 탄핵 시국 및 대선 관련해서 토론이 많았다. TV 토론에서 패널들이 말할 때, 손으로 제스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손바닥을 펴서 가볍게 흔들거나 왔다 갔다 한다. 특히 말이 잘 안 나올 때는 더 그러하다. 2017년 헌법재판소에서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재판이 가열되었을 때이다. 피청구인 측 변호인단의 막무가내 성 발언을 듣고 이정미 재판관이 일사천리로 답변 도중이었다. 말이 잘 안 나오는 짧은 순간, 손바닥을 살짝 들어 올렸다 내렸다.
왜 그럴까? 짧은 순간, 이 작은 동작은 머릿속 생각을 입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든다.
마음은 몸의 영향을 받는다.
몸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토론처럼 시간의 압박 속에서 짧게 말해야 하거나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할 때 말이 입속에서 맴도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자기도 모르게 손이 힘이 가면서 손짓을 하게 된다. 비로소 말문이 터져 나온다.
손은 팔근육을 통해 전신 근육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얼굴 근육과 혀 근육에 영향을 줌으로써 입이 보다 쉽게 열릴 수 있게 한다. 또한 손을 관장하는 대뇌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생각을 집중하는데 도움을 준다. 말을 할 때 손은 안에서 바깥 방향으로 움직인다. 손을 펼치게 하는 근육이 사용되는 것이다. 말하기 위해서 입을 벌리게 하는 개구근과 혀 근육이 움직여야 하는데, 손을 바깥 방향으로 털어내는 식으로 움직이면 도움이 되는 것이다.
말이 잘 안 나올 때 한 번은 손을 몸 쪽으로 당겨보라.
다음에는 몸 바깥쪽으로 펼쳐보라 몸 바깥쪽으로 펼칠 때 말문이 더 잘 열릴 것이다. 특히 공격적인 말투일 때는 손바닥이 펴지면서 손가락에 힘이 주어진다. 몸에 힘이 주어지는 것이 신체의 말단인 손가락 근육에 까지 영향이 미친 것이다. 한편 군인의 차렷 자세처럼 팔과 손을 몸에 바짝 대고 힘을 주면 생각 자체가 잘 안된다. 몸의 경직이 두뇌의 경직을 야기한 것이다. 몸을 이완시키고 손을 살짝 움직여주면 수월하게 말이 나올 것이다.
편한 자세가 두뇌의 사고를 유연하게 한다
정리된 생각을 입 밖으로 잘 표현하게 할 수 있다. 손의 제스처는 말이 나오는 리듬을 따라간다. 말이 나오거나 나오려고 할 때 손이 앞쪽으로 움직인다. 말할 때 날숨이 나오고, 대부분 날숨과 동시에 손가락이 펴진다. 숨을 내쉴 때 펴지는 근육에 힘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말을 멈출 때 대체로 손동작도 멈추게 된다.
손동작은 생각의 흐름을 따라간다. 생각은 말로 나오고, 말이 나올 즈음에 손동작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말을 잘 표현하는 사람은 손으로도 표출을 잘한다. 생각이 손동작으로 형상화시킨다. 마치 한자의 상형문자, 뫼 산자 山자가 산을 형상화시킨 것과 같다. 예를 들어 먼 미래에 대한 표현을 할 때, 손바닥을 펴서 앞 방향으로 좀 더 내민다. 본인에 대한 언급을 할 때, 손바닥을 자신의 몸 쪽으로 향한다. 머릿속 생각이 손으로 나타난다. 듣는 사람도 말과 매칭이 되는 그 손동작을 보면서 의미가 확연하게 와닿는다.
말은 연주이다.
손은 지휘자이다. 잘하는 말은 손동작으로 잘 연주된 음악과 같다. 잘 된 말은 잘 들린다. 말이 잘 안 나오거나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을 때 손동작을 해보라. 훨씬 수월하게 말문이 터질 것이다. 조리 있게 말하면 쏙쏙 들어온다. 조리 있는 표현은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나온다. 평소 생각이 깊으면 잘 정리된다.
깊은 생각은 자주 읽고 많이 경청하는 가운데 무르익는다. 스피치 기법만으로 핏대 올리는 말은 귀를 어지럽힌다. 인격이 담긴 말은 윤기가 난다. 농익은 생각을 절제된 언어로 토해낼 때 가슴을 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