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의 문제인가 인격의 문제인가?

2020년 3월 19일 (5일 차)

by nEvergreen
혐오의 문제는 결국 인격의 문제지 인종의 문제가 아님


학교 비즈니스 스쿨 빌딩 안의 전광판에는 시시각각으로 주식거래 상황이 게시된다. 긴 띠 형태의 전광판으로 각 상장 회사들의 이름이 거래액과 거래량과 함께 꼬리를 물며 지나간다. 오른 종목들은 녹색으로 떨어진 종목들은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어제 하루 동안 내가 본 회사들의 숫자가 다 붉은색이었다. 이 전광판을 매일 같이 지나쳐 온 이후로 숫자들이 모두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주식이 계속해서 며칠 째 곤두박질 하고 있었다. 오늘은 대부분이 녹색이다. 미국 정부에서 경기 회복책으로 2천 불 정도의 현금을 각 가정에 준다는 뉴스가 있었던 터이었다. 뭔가 가능성 있는 하나하나의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주식시장이다. 앞길이 예측 어려울 때는 더욱 그런 것 같다.


오후 늦게 사무실에서 일할 때 피곤함이 몰려왔다. 평소 그 시간에 커피 두 잔은 비웠을 때였지만 오늘은 왠지 한 잔도 못 마셨다. 가까운 주유소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차를 몰았다. 물론 어제의 그 주유소는 아니었다.


커피를 따른 후 계산대에서 계산하는데 점원이 그냥 가란다. 친절한 미소와 함께 날이 저무니 그냥 좋은 커피 한 잔 하라고 하면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원래 줄려는 돈을 팁으로 주었다.


차의 문을 열면서 ‘나는 동양인이 아닌가’라는 정체성의 재확인 작업이 시작됐다. 요즘 같은 시기에 유독 이 인종적인 정체성이 자꾸 부각되어 머릿속에 맴돈다. 그러면서 혐오의 문제는 결국 인격의 문제지 인종의 문제가 아님을 재확신하게 된다. 그 점원은 백인 아주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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