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작용보다는 반작용

by nEvergreen
하나님께서 하신 것인가?

2020년 4월 1일. 팬데믹 기간 중이었던 어느 날.

나이가 있으신 교회 분으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았다. 서로의 근황과 교회분들의 상황 등 오랜만의 통화에 있는 기본적이고 예정된 대화가 오갔다. 거의 통화를 마치려는 때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야. 우리 모두를 깨우치시려는…”. 나는 부정확한 동의의 말과 함께 더 이상의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없었다. ‘정말 하나님께서 하신 것인가?‘.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최소한 하나님의 주권아래서 허락된 일이 않은가. 그렇지만 자신이 없다. 이 악한 질병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특히 더 고통당하는, 선이라기보다 악에 더 가까운 이 상황들이 과연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것인가?


교회는 각성할 수 있다. 믿지 않은 사람들은? 그래도 인간은 어려운 상황 속에 하나님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아직 복음을 듣고 주님을 믿어야 하는 사람들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않은 채 죽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5만여 명. 아이티 대지진, 동남아시아 쓰나미 때는 수십만 명이 한꺼번에 죽었다. 죽은 사람들 중에 어린아이도 젊은 이도 그리고 기독교인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해하기 어렵고 신앙이 없고 약한 사람들에게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능력의 자유”가 아닌 “선택의 자유”


이 세상이 천국이 아님을 깨닫는다. 우리에게는 인생이라는 길이 주어졌지만 가는 길은 좁고 험난할 수 있다. 인생은 작용보다는 반작용에 가깝다. 인생은 주어졌고 환경은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삶에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우리는 선택과 태도의 문제를 안고 있다. 삶에서의 주변과 환경과 상황의 작용에 대한 우리의 반작용(반응)을 통해 우리는 그 열매를 맺으며 그 결과물을 먹을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능력의 자유”가 아닌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 것 같다. 진정한 자유란자유는 가고 싶은 길만이 아니라 가야만 할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1]라는 한 시인의 고백처럼 선택과 태도에 의존적이다.금 이 상황이 하나님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절대적인 하나님께서 이 유행병을 허락하신 것은 맞지만, 그 이유와 뜻은 알 수 없다. 우리에겐 그런 능력과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신이 아니기에 우리가 그런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경건함과 거룩함이 있는가. 우리는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메시지를 깨닫는 것이다.


아주 작은 미물하나 (평균 100 나노미터, 0.0000001 미터)로 인해 그보다 수백만 배 큰 사람 하나가 죽어간다. 기도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세상의 약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위로받고 평안을 누려야 할 영혼들이 그 기회를 잃어간다는 사실 때문에 이것은 빨리 끝내져야 한다.



[1] 박노해, 걷는 독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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