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편지

2020년 4월 2일 (19일 차)

by nEvergreen

둘째 아이가 밀봉한 편지를 갖고 와 어떻게 부치는지 물어본다. 15살이다.

'아직까지 편지를 못 부치다니...?'


살짝 놀랬지만 금세 이해가 갔다.

이메일과 SNS로 해왔지 않은가. 직접 손으로 쓴 것들은 고작해야 특별한 날에 카드에 써서 주는 것, 그 이상의 것을 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일일이 주소를 써가며, 상대방의 집 주소를 모르면 다시 연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집 안에 분명히 없을 우표를 사러 밖에 나가야 하는 귀찮은 모든 것들이 쉽게 해결되어 왔다.


봉투에 수신자 발신자 주소의 위치며 우표를 어디에 붙이는 것을 한 번도 못 했을 것이다.

우표는 어디서 알았는지 잘 붙어있었다. 얼마 전에 큰 아이가 그러더니 둘째도 친구들한테 보내는 것 같다. 주소를 보니 가깝게 사는 친구도 먼 곳에 사는 친구도 있는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심리적 거리 두기에 반비례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내 스스로 한테 물어보았다. 먼 데서 온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언제였던가? 그리고 스스로 써 본 적은? 너무나 쉽고 편한 것에 익숙해 진 느낌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집 우편함에 우표가 잘 보이기에 갖다 놓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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