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으로 가는 이유

2020년 5월 28일 (75일 차)

by nEvergreen

집에 있음으로 자연스럽게 요리를 많이 하게 된다. 요리를 하는 동기의 80퍼센트 이상이 미안함과 책임감 때문이다.

아내는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다가 오고 점심을 잘 안 먹는 탓에 변변치 않는 도시락을 아침에 준비해 간다. 아이들은 안 먹는다고 하면서도 오전 11시경이면 뭐 맛있는 것이 없나 부엌으로 와서 냉장고와 부엌 선반을 뒤진다.

참으로, 책임감과 안 하면 밀려오는 죄책감이 나를 부엌으로 내 몬다.


그러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엄청나다. 그냥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맛이 없다거나 이상한 것을 넣으면 모두에게서 비난을 받고 후유증이 몇 개월을 가게 된다. 아무튼 부담스럽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것도 잘.


최근에 그린카레와 마파두부를 성공시켰다. 뭔가 책임을 다한 느낌.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쁘게 잘 먹은 것에 대한 기쁨.

그런 것들이 이제는 나를 다시 부엌으로 몰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독교의 최대의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