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와 체스

동양과 서양의 의식 차이

by nEvergreen
병졸과 Pawn

서양의 체스와 동양의 장기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장기에서 “/”, 체스에서 “Pawn”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장기에서는 병이나 졸 하나 정도 없어지는 것이 승패의 결정적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게임 막바지에는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해지지만. 반면 체스에서는 Pawn 하나가 초반부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Pawn 하나를 제거함으로써 게임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가 체스 전문가는 아니지만, Pawn의 초반 위치와 Pawn 하나를 제거하기 위해 온갖 전략이 동원되는 것을 보게 된다. 게다가 나중에 Pawn 스스로가 퀸(Queen)이나 다른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좌) 체스의 Pawn (우) 장기의 병과 졸

이처럼 가장 약해 보이는 존재에 대한 동양과 서양장기의 인식이 혹여 그 사회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그러고 보면 약자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사회적 인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어떻게 서양은 그렇게 강한 시민의식을 형성시켜 왔을까?


유럽 역사 속에 크고 작은 왕국과 영주들 사이의 수많은 갈등과 전쟁을 통해 중간계층이나 하층계급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오지 않았을까. 반면에 아시아에서는 중국이나 인도 같이 큰 나라들이 문화의 중심권에 서서 강력한 왕권을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 오면서 자연히 왕권과 지배층의 이권이 더 중요시 여기게 되지 않았을까.


하나님 아래에서 모두가 동등한 존재 그리고 갑질

한 편, 신앙적으로 보면, 신약시대를 거치면서 사람들 의식 속에 자의식이 강하게 형성되고 하나님 앞에 모두가 평등하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구원과 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은 과히 그 오래전 시대에서는 혁명적인 것이 되었을 것이다. 반면에 여전히 동양은 왕이 황제가 곧 신이요 오직 신적인 권위와 특권은 최고위층에만 머물러 있어서 자연히 상하적 사회적 구조와 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게 되었을 것이다.


구약에 누구의 아들, 누구누구의 아들 누구 식의 성(姓)에 차별을 두며, 배경에 근거를 두는 식의 사람에 대한 인식이 신약에서 갑자기 “형제, 자매들이여”라고 호칭됨은 분명 모두가 성별이나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하나님 아래에서 모두가 동등한 존재임을 얘기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신이신 예수님이 나를 위해 죽었다는 것은 나의 어떤 사회적 위치에 상관없이 내적 자아의식과 자존감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생각해 보자. 예수님이 공생애 시대와 초대 교회의 시대가 지금으로부터 거의 2000년 전 일이다. 그 당시 한반도는 조선 시대도 아니었고 통일신라시대보다 600여 년 전 일이다.


유럽으로 전해진 기독교 신앙관은 사람들의 인식과 의식에 큰 영향을 끼치며 강력한 시민계급 형성과 사회의 주도적 위치 매김을 통해 많은 혁명적인 사건들이 일어나, 그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그 후 세계의 중심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지금 21세기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경제적 성장에 걸맞지 않게 "갑질" 사건이 아직도 생기고 있으며, 뒷짐을 지고 출근하는 회장님 앞에 90도 인사하는 임직원들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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