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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수 Dec 25. 2021

심심해서 쓰는 크리스마스의 숨은 공신(?) 이야기

(5)심심해서 풀어보는 나의 일상 다섯번째

안녕하세요. 리나입니다.

계속 원서에 파묻혀 있다가, 크리스마스도 기념할 겸,

일상 매거진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크리스마스 기념으로...실컷 놀고 왔습니다. 어디 나가서 논 건 아니고 제 번역서 홍보한답시고 인스타 개설하고(개설만 했습니다. 뭘 써야할지...고민 중이에요), 출판사와 계약서에 관해 논의하느라 시간 보냈습니다.

결국 내년 3월까지 본문 번역 마칠테니, 그 전까지 사업자 등록하고 계약서 는 걸로 결정났습니다.

아무튼, 재밌는 해프닝도 벌어졌겠다....크리스마스인데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해서 크리스마스의 유래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흔히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리스마스=12월 25일=예수의 탄신일'로 유명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경에는 예수가 언제 태어났는지 정확하게 명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 왜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일까요?


크리스마스의 유래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설을 바탕으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기독교계에서 많은 반발이 들어오는 내용이라 좀 조심스럽습니다. 틀린 부분 있으면 둥글게(?) 알려주세요)


기독교를 공인하기 전, 로마에서는 12월 25일을 '무적의 태양신(솔 인빅투스, Sol Invictus)'을 기념하는 축제를 벌였습니다. 원래 로마는 다신교 국가이고, 솔 인빅투스는 로마에서 믿는 태양신들 중 하나일 뿐이었죠(원래 시리아의 태양신이었다가, 엘라가발루스 치세에 로마의 태양신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런데 솔 인빅투스를 로마 전역의 스타로 만든 일등공신(!)이 있었으니, 바로 '루키우스 도미티우스 아우렐리아누스' 였습니다.


로마 황제 아우렐리아누스의 주화(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아우렐리아누스는 로마 최대의 흑역사로 불리는 '3세기의 위기' 때 제위한 황제였죠. 암살과 의문사가 횡횡했던 시절인 만큼...그 역시 제위 5년만에 암살당했지만(ㅠㅠ), 3개로 분열된 로마를 통일해 원로원에게 '세계의 재건자'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그를 후대 황제 프로부스와 함께 '군사 천재'로 치켜세웠죠. (이 시기를 바탕으로 만든 게임이 있습니다. 시간 나시면 한 번 하는 것을 추천...)


그는 로마를 통일한 뒤, 내정 개혁에 착수합니다. 성벽 건설, 화폐 개혁, 식량 배급 개혁 등...업적은 다양합니다만, 제가 주목한 부분은 솔 인빅투스 숭배화 작업입니다. 274년, 그는 아우구스투스 영묘에 솔 인빅투스 신전을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12월 25일을 '무적 태양 탄생일(Dies Natalis Solis Invicti)'로 지정했죠(이 사실을 최초로 명시한 것이 354년의 달력이기에, 아우렐리아누스가 정한 기념일이 12월 25일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오랜 내전으로 인해 땅바닥에 떨어진 황권을 강화하면서, 모든 로마 신민을 통합시키기 위한 구심점을 마련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리고 동전에 자신의 얼굴을 새겨 놓고 'deus et dominus natus ("신(神)이자 타고난 통치자") 라는 문구를 덧붙이게 했습니다. 아마, 황제인 자신을 신격화하려 했던 것 같은데....비서에게 암살당하면서 물거품으로 끝납니다.


시간이 흐르고, 후대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는 기독교를 공인화합니다. 로마에서 12월 25일은 동지(冬至)로, 낮이 가장 긴 날이었죠. 해가 길어지는 때이니, 신이 태어나기 가장 적합한 날이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오랜 기간 박해에 시달렸던 기독교인들은 마음껏 예수를 기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350년, 로마 교황 율리우스 1세는 12월 25일을 '예수의 탄신일'로 선포합니다. 이후 기독교인들은 12월 25일을 '태양신의 탄신일'에서 '예수의 탄신일', 즉 크리스마스로 바꿔서 기념하였고, 세월이 흘러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기념일이 되었죠.


여기까지 제가 알고 있는 가설입니다. 하지만 기독교계에서는 다른 가설을 내세웁니다. 전(前)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따르면, 3세기 전부터 3월 25일을 예수가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한 날이자 천지 창조의 날로 기념하였고, 동방교회(그리스 정교회)와 서방교회(가톨릭)가 분리되면서 서방교회에서 12월 25일을 예수의 탄신일로 기념하였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우렐리아누스 시대 이전부터 기독교인들이 몰래 예수의 탄신을 기념하다가, 콘스탄티누스 1세가 기독교를 공인화한 후 '이교도에 대한 기독교인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25일을 예수의 탄신일로 지정한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유래에 대해 쓰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무적의 태양신 아우렐리아누스 황제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ㅎㅎ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겸, 아우렐리아누스의 업적을 많이 기억해주시길.....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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