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창 2022 월드컵 주최국을 선정할 때였습니다. 학교에서 반 아이들은 한국이 월드컵을 주최할 수 있다 없다하면서 왈가왈부했었죠.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고 아쉽게 패배했기 때문에 한국이 선정되면 다시 4강을 노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카타르가 선정되면서 '한국이 주최하는 월드컵'은 물거품이 되었죠(그리고 몇 달 지나서,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주최하게 되어 기뻐했죠 ㅎㅎ 정작 평창올림픽 할때 꼬박꼬박 챙겨보지 못했지만....)
반에서 월드컵으로 들썩일 때, 학교에서는 '중학교 졸업 시즌'에맞춰서, 자서전 쓰기 대회를 했습니다. 말이 좋아 자서전이지...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인생 계획을 세우는 것이었지만요. 몇몇 아이들은 자서전 쓰기 대회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자서전을 쓰지 않고 출품했죠. 미리 써 놓았으니까요.
아이들은 저를 우러러보았습니다. 어떻게 100페이지 넘는 글을 쓸 수 있었냐면서요. 제가 수월하게 자서전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지만 쉽게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SNS에 로마 황제들의 일대기를 연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예상이 되니까요(SNS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그만 두었습니다. 읽는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지금 다시 읽으면 손발이 오글거립니다. '2022년에 해외 유명 대학원에서 사학과 석사 공부 해서 큐레이터가 되겠다'고 적혀 있거든요. 제 현실과 비교해보면 너무 동떨어진 미래 같아요 ㅎㅎ 그런 계획 세울 시간에 셀카 하나 더 찍어서 올리지...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날 이후 브런치 입성 전까지 SNS를 하지 않다보니...친구들 사진도 없고 셀카도 없고 하다 못해 뻘글 하나 남아 있지 않으니...제 과거가 홀연히 바람처럼 사라진 것 같아 씁쓸해요(그런데 최근 개설한 제 인스타를 보고 깨달았죠. 역시 사람은 안 변하는구나).
2022년도 되겠다, 한 해가 흘렀으니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겸, 브런치 작가님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 인스타 주소를 공개합니다.
ps. 제가 아는 이웃 작가님께 피드백 받고 글을 손보고 있는데....똑같은 활동을 너무 많이 하면 계정이 정지되더라고요. 다행히 팔로잉이나 메시지 보내기는 잘 되는데, 게시글 공유가 걱정되는 상황.....며칠 지나면 풀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