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오해하는 '천재'에 대하여
유명 IT 기업의 CEO나 유니콘 기업의 창업자들을 보면
우리는 쉽게 그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특히 요즘처럼 AI 기술이 중심이 되는 시대에는
두각을 나타내는 엔지니어들을 보며
'같은 인간이 맞나'하는 생각까지 들곤 한다.
하지만 실상 진짜 '천재'는 정말 극소수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그런 사람들을
직접 마주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지난 10년 동안 수백 명과 함께 일하면서 느낀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단 한 명뿐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이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초람함을 느끼는 걸까
아마도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남이 가지고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비교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대상이 친구일 수도 있고
직장 선배나 후배일 수도 있고
심지어 나보다 어린 신입사원 일 수도 있다.
나 역시도 그랬다.
첫 직장에서 만난 사수는 회사 창립 이래
가장 빠르게 팀장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손대려 하지 않는 복잡한 업무들을
기꺼이 떠맡고 해결해 내며 사람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천재'로 불리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옆에서 함께 일해보며 알게 됐다.
그는 '천재형'이라기보다는
압도적으로 '노력형'에 훨씬 가까운 사람이었다.
작은 일 하나에도 꼼꼼하게 접근했고,
업무의 밀도를 누구보다 치열하게 유지했으며,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만큼 더 많이 준비하고
더 오래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원래 사람을 잘 사귀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억지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며
자신을 스스로 바꿔나가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 모습은 분명,
타고난 재능보다도 훨씬 더 단단하고
묵직한 무언가를 느끼게 해 줬다.
우리는 흔히 '천재'라고 부르는 이들의
겉모습만 보고 스스로를 위축시킨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노력과 끝없는 반복,
실패와 수정을 보지 못한 채 단순한 결과로만 평가하는 건
결코 온전한 비교가 아니다.
혹시 오늘
내가 서있는 자리가 스스로 작게 느껴지고
내가 남들보다 뒤처진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어쩌면
'지금 막 오르막에 진입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 오르막길을 먼저 오른 사람을 '천재'가 아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