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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밀린 Jun 18. 2023

연인과 매일 연락을 하는 것이 부담이라면...?

오늘은 연락에 대한 단상을 써 내려가보려고 한다.



우선 연락이라고 하면,

이십 대 초반에는 친구들과 꼬박꼬박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나이가 들 수록 조금은 사소해지는 것으로서


요즘에는 SNS를 통해 친구들이(친구들을 통틀어 그들 모두가) 

대략적으로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가끔 안부가 궁금할 때만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부모님의 경우,

따로 살고 있는 지금 매일 연락을 드리지는 않지만 

연배가 다른 부모님과 나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자주 연락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오늘은 연락이라는 것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기로 했다

하나의 소통으로 자리가 잡혀 있는 연락이 오늘날에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또 어떤 의미로 사유되어야 하는지에 오늘 한 번 적어보려고 한다.


이전에는 편지로,

또는 직접적인 만남으로,

90년대의 낭만을 보태보자면 공중전화를 통해 소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의 메신저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소식에 대한 빠른 확인이 가능하다


타인과 소통을 하는 순간들을 생각해 보았다

업무적인 일이나 답장이 빠르게 필요한 순간에서는 바로 연락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


나는 회사를 다니는 상황에서 일을 하지 않는 날에는

상사로부터 업무와 관련된 연락이 오지 않기를 희망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리고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상황처럼,

유독 인간관계에 지쳐 있을 때는 지인들의 답장을 미뤄두는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매일매일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연인과의 연락일 것이다


한국의 경우, 우리나라 정서상 연인과의 연락은 매일 해야 하는 것으로 자리 잡혀 있다

썸을 타거나 연애를 하는 것에 있어 사람들은 매번 고민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마친 후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어떤 얘기를 보내야 할지 우리는 고민한다

'잘 들어갔어...?', '잘 들어갔어요?', '잘 들어가셨나요?'


정성스러운 검토와 선택을 통해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 기대감이 가득 찬 메시지를 보낸다

'이내 잘 들어갔다'는 답장이 오고 몇 번의 대화가 오고 가지만


할 말이 떨어지면 혹은 다른 사정으로 인해 점점 답장을 하는 간격이 늦어지기 시작한다

이내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왜 답장을 빠르게 하지 않지?', '나한테 관심이 없나?'


이것이 우리나라의 연락의 패턴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패턴의 반증을 보여주듯,

지금도 인터넷 게시판에는 <썸녀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고민이에요>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연락이 바로 이어지지 않고,

조금씩 늦어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 초년생은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대학생은 과제를 하기 위해,

직장인은 퇴근을 하고 나서도 자기 계발에 집중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상황들이 아닐지라도,

개인적으로 답장을 하고 싶지 않다거나,

심신이 지쳐 연락을 하고 싶지 않기도 할 것이다.


결국 좋아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삶에 몰입할수록

주고받는 연락의 빈도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나는 이러한 상황 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과를 보내면서도 상대방과 꾸준하게 연락을 하는 사람들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바쁜 상황들과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서로의 연락이 꾸준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계속해 공통 관심사와 자신과 맞는지를 비교하며 계속해 대화를 진행할 것이다

반면 서로에게 관심이 있더라도 대화가 잘 진행되지 않는 요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초반에는 어떤 얘기를 나누던지 서로가 알아가야 할 것이 많기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공통적 관심사에 대한 소재는 결국 소진되기 마련이다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 그리고 게임 등 다양한 소재들이 있더라도

서로가 함께할 수 있는 기약과 서로가 관심 있는 부분들이 

다르다면 점점 대화는 시들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별 이유 없이 하루가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늘 그렇듯 하루를 시작하고 별 일 없이 일을 하고 돌아오면

그날 있었던 사건을 얘기하기 애매한 경우들이 많다


또 반대로 본인이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얘기를

타인에게 얘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여덟 시간이 넘는 일과 잠에 드는 시간을 제외하고

그 사이 있었던 일을 남김없이 대화로 이어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할 말이 없어 고민이라는 친구들에게 과거의 추억과 꿈에 대한 얘기를 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왜냐하면 현실이 아닌 과거와 미래의 시제를 불러오며 의미가 깊었던 과거와 보이고 싶은 미래를


서로 공유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모습을 알아가는데 좋은 대화 주제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옛날에 좋아했었던 것들과 그리고 과거에 재밌어했었던 경험들을 토대로 현재의 상대방이 있으며

미래의 만남을 기약하는 얘기들은 상대방에게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의 경험들이 그렇게 특별할 필요도 없고 과장하지 않아도 괜찮다


상대방과 자신이 경험한 것들이 어떻든 지금의 모습이 서로 마음에 들면 그대로여도 괜찮을 것이다


주변을 보다 보면 사람으로서 괜찮은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연애를 할 때도 나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연애라는 나의 울타리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 생각하지 못한 요소들이 조금씩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괜찮다는 기준은

가까이서 보고 있는 게 아닌 멀리서 보고 있기에 생각할 수 있는 착각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만큼 소통이 중요하다

'이 사람 참 괜찮다' 생각을 해도 소통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을 하는 순간은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첫눈에 반했다는 표현을 신뢰하지 않는다

외면적인 요소와 그 사람의 분위기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는 얘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 판단의 결과가 우연이 되는지 운명이 되는지는 서로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이지만

분위기로 모든 것을 판별하는 것은 굉장히 리스크가 큰 일이라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소통을 하는 것에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나 연락의 빈도가 줄어드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처음 연락할 때부터 연락의 빈도가 현저히 없는 것은 

서로를 알 수 있는 그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연락이 아닌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눌 수 있지만

가끔은 대면적 만남이 아닌 연락을 통해서도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초면에 억지로 얘기를 찾아가며 얘기를 나누는 것은 반대한다

초면에 크게 할 얘기가 없다면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맞다


할 얘기가 생겼을 때 연락을 하는 것이 맞고

둘 다 연락이 크게 없는 것이라면 억지로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결국 지금은 연애를 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우리는 우연적인 상황들을 조심해야 하고 하면 의심받아야 하는 것으로 자리 잡혀 버렸다

이것은 불순한 의도를 가진 몇몇 사람들로 인해 발생된 사회의 흐름일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조심스러운 상황들 속에서

억지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면 그 누가 운명과 같은 만남을 겪을 수 있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소개팅이 답인가 보다


결국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적극적인 사람들만이 연애를 쟁취하게 되었다

하지만 연애를 하고 싶다는 이유로 소개팅을 진행해도 그게 원활히 흘러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연락에 구애받지 않는 연애를 종종 하는 사례가 있다고 하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연락이 안 되는 며칠의 기간 동안 벌어지는 상상의 나래가 너무나도 넓다


꾸준히 연락을 하는 것이 상대방을 구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오지 않는 이유에 대한 사전적 공지가 없다면


사람들은 계속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대화를 기다리고 정답을 내릴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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